Civil disobedience/NV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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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bspotting Edited version

By Roel Stynen

1996년 7월 8일, 국제 사법 재판소는 “핵무기의 사용 혹은 핵무기를 이용한 위협은 국제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결정하였다. 이와 같은 결정은 평화 운동 내에 논란을 불러오는 한편 핵무기에 반대하는 직접행동이나 시민불복종 행동들에 법적인 토대를 마련해주었다. 벨기에에서는 소규모의 시민불복종 행동 그룹들이 핵무기 그리고 무장해제라는 법적인 의무를 환기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나토의 본부와 클라이네 브로겔(Kleine Brogel)에 있는 공군 기지 앞에서 폭탄을 더럽히는(Bombspotting)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폭탄에 때 묻히는 행동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첫번째 직접 행동이었다. 처음부터 이 행동을 준비했던 기획자들은 사람들이 준비과정을 길게 갖지 않고도 직접 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는 각 활동가들이 지역의 그룹과 접촉할 것을 독려하고, 비폭력 직접행동 트레이닝들을 열심히 준비하는 한편 트레이닝에 '전문적인 활동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게끔 준비하였다. 이는 폭탄에 때 묻히는 행동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고 부담없이 참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자하는 이유에서였다.

사람들이 우리 행동에 참여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추기 위해 택한 방식 중 하나는 지역 모임들을 만드는 것이었다. 다양한 삶의 궤적들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이러한 지역 모임들은 핵무기와 관련한 이슈들과 핵무장 해제를 위한 직접행동에 대한 요구들을 거리로 들고 나왔다. 지역 모임에서 운동을 조직하는 것은 중앙 사무실에서 전국적인 운동을 기획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지역 모임들과 함께 활동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느 지역에서든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에 참여할 수 있는 잠재적인 사람들이 존재하며 지역 모임의 활동가들이 이들과 직접 만나며 운동을 조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몇 년에 걸친 시간동안 우리는 다른 국가의 활동가들을 우리 활동에 초대를 해왔는데 이는 우리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주었다. 나토 소속 국가의 정부들에 압박을 가하는 것을 우리가 어떤 식으로 도울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은 아직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우리의 운동을 진정으로 국제적인 행사라고 보긴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른 지역의 활동가들이 우리로부터 배울 수 있을 만한 노력과 논의들을 지속해왔다. 다른 나라의 활동가들을 우리 운동에 초대를 하게 되면 당장 음식이나 숙소, 회의장, 교통편과 같은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국제 참가자들이 논의과정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데에 밑바탕이 되는 모든 정보들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한다. 언어 문제도 중요한데, 예컨대 해당 활동가의 국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사람이나 해당 활동가에게 법률적인 지원을 담당하는 사람은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국제 참여자들은 행사가 벌어질 지역에 도착해서 그 곳에 익숙해지고 행사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행동 준비과정에서 우리는 국제 참여자들이 자신들의 생각에 따라 행동에서 어떤 역할들을 맡을 것인지를 조율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는 무엇인가? 그들이 좀 더 안정적이고 편안한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리는 또한 행동을 함께 준비하기 위해서 국제 참여자들과 미리 만나 회의를 하는 것도 고려를 한다.

'파슬레인 365일 운동 패키지(Faslane 365 Resource Pack)'은 이와 같은 목적(옮긴이 주, 국제적 단위 행사의 효과적인 준비)을 위해 고안된 훌륭한 소책자이다. 이 소책자에는 1년에 걸쳐 펼쳐진 파슬레인(옮긴이 주, 트라이던트 핵미사일이 있는 기지) 봉쇄 운동의 목적과 정치적인 맥락에 대해 기본적인 소개가 되어있고, 이 운동에 참여하는 그룹들이 준비과정에서 맞닥뜨리게 될 참여자 조직에서부터 전술, 트레이닝 등의 주제에 관한 실질적인 조언들이 담겨져 있다.

우리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건데 국제 참여자들과 함께 진행한 비폭력 트레이닝은 매우 도움이 많이 되었다. 트레이닝을 통해 우리는 행동 시나리오들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해볼 수가 있고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르는 문제들에 미리 준비할 수 있다. 혹자는 해외로 나가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자기가 속한 지역의 운동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해외에 나가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이며 비용만 많이 드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해외로 나가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자신의 운동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해외 활동가들을 만나는 것은 앞으로 언젠가 함꼐 활동하게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한번은 프랑스 그린피스 소속 활동가들이 우리 활동에 참여를 했다가 자극을 받아 돌아가서 프랑스의 신형 핵미사실 개발에 반대하는 행동을 벌인 적이 있었다. M51 미사일에 반대하는 첫번째 대규모 집회가 있었던 9월에는 약 서른 명 정도의 '폭탄에 때 묻히기' 소속 활동가들이 프랑스 보르도 근처에 있는 로켓 발사 실험 연구소(the Centre d'Essaies des Landes)에서 펼쳐진 '폭탄에 때 묻히기' 스타일의 첫번째 시민 감시 행동에 참여하였다. 우리는 그들에게 행동 준비를 위한 조언과 지원을 제공했고 그 행동이 있은 뒤에는 수개월에 걸쳐 '트레이너를 위한 트레이닝'을 제공하였다.

물론 해외에서의 활동이 자신이 속한 국가에서의 활동을 대체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따라서,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해외 활동가들을 초청하는 것이 원래의 운동에 어떤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 반대로 해외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자기 운동에 어떤 결과를 미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국제적인 차원의 활동이 갖는 장점을 배가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2005년에는 벨기에의 핵무기 관련 시설이 배치된 네 곳에서 시민 감시 행동을 하는 'XL 미사일에 때 묻히기' 행동이 열렸는데 그 당시 활동에 참여했던 활동가들의 출신 국가는 나토의 핵무기가 배치된 나라들(영국, 미국, 이탈리아, 독일, 터키, 네덜란드)과 다른 나토 가입국들(핀란드, 프랑스,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는 이와 같은 활동가들의 다양한 출신 국가에 대한 내용을 보도자료로 돌렸고, 각국 대표로 참여한 활동가들은 그들의 언어로 된 보도자료를 자국에 따로 돌렸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다 보면 이제 문제가 단순히 해외 활동가들을 초청하고 그들과 행동을 함께 하는 것 이상으로 커진다. 언론 교섭이나 행동 전후의 과정에서 역할을 나누는 과정의 사례처럼 예전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You can read a longer version of this article at: Bombspot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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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 지원 그룹

수감된 사람들을 지원하는 'MOC(Movimiento de Objeción de Conciencia)'의 활동은 수천의 완전거부자들의 수감을 불러온 징병 반대 시민불복종 운동(1971년-2002년)에 기반을 두고 시작되었다. 이 기간 동안에 수감자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식들이 제안되고 시도되었다. 그 중에서도 의심의 나위 없이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는 활동은 바로 '수감자 지원 그룹'의 활동이다.

실제로 이 '수감자 지원 그룹'들이 어떻게 활동하게 되는지 한번 가상의 상황을 설정해보자. '거부'씨는 자신의 불복종의 댓가로 2년 4개월 하고도 하루의 형기를 살게 될 것이다. 수감이 되기 전에 그는 자신의 친한 친구, 가족들과 자신이 속한 운동 그룹에서 나온 몇 사람이 함께 모이는 회의를 소집하려고 한다. 첫 번째 모임에는 그의 여자친구, 여동생, 이웃집 친구들 세 명, 대학 친구 한명, 사촌 한명, 반군사주의 운동 모임에서 만났던 사람 한 명 그리고 지역주민 한 명이 참석을 했다. 이 회의에서 사람들은 거부자가 되기로 한 그의 결심과 동기, 그리고 그것이 불러올 결과들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 이 회의에 참여한 사람 중에는 시민불복종이나 비폭력, 직접행동, 반군사주의 등과 같은 개념이 낯선 사람들도 있어서 이것들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졌다. 두 번째 모임에서 그들은 모임의 목표들을 정했다. 장시간의 브레인스토밍과 논의 끝에 그들은 다음과 같은 목표들을 세웠다.

1) 정서적인 지원

'거부'씨를 정서적으로 지지해주는 것은 재판 이전 과정과 재판 당일의 재판정, 그리고 수감 기간에 걸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 가지 아이디어는 버스를 한 대 대절해서 재판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모두 실어서 가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감옥에 있는 '거부'씨 면회를 가는 것과 사람들에게 응원의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의 목적은 그가 느낄 고립감을 최소화 하고 사람들과의 끈을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있다. 이와 같은 지원은 그의 부모님처럼 주변의 '거부'씨와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루어져야 한다.

2) 물적인 지원

재판 이전과 수감 기간 중에 '거부'씨는 여러 가지 물적인 지원을 필요로 할 것이다. 재판 전에 구속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가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겨 있는 동안 그가 필요로 할 여러 가지 것들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수감 기간 중에는 책이나 종이처럼 그의 공부를 위한 것들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지원들 역시 수감자 지원 그룹의 역할이다.

3) 대외적인 작업들

'거부'씨가 속해있는 그룹 'MOC'은 대외적인 작업들을 수행하게 된다. 'MOC'이 준비한 시위의 경우에는, 특히나 그 시위가 '거부'씨의 재판이나 수감과 관련이 있다면 그를 지원하는 그룹 사람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거부'씨가 속해 있는 공동체들(그가 사는 지역이나 대학)에서 선전작업을 진행하면서 '거부'씨나 다른 사람들의 시민불복종을 널리 알려내는 작업들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메일 리스트를 만들어서 '거부'씨의 소식 뿐만 아니라 반군사주의, 전쟁세 반대운동, 평화 교육 등과 같은 관련 정보들을 공유할 수도 있다. 가끔씩 '거부'씨가 감옥에서 보내오는 편지들을 공유하는 활동도 필요하다. '거부'씨 지원 그룹은 'MOC'과 연락을 계속 하면서 (예컨대 'MOC' 회의에 한 명이 참여를 하는 식으로) 'MOC'과의 연계 속에 수감자 지원활동을 계속 해나갈 필요가 있다.

수감자 지원 그룹은 수감자 본인 뿐만 아니라 'MOC'에게도 많은 도움을 준다. 수감자 지원 그룹 멤버들이 'MOC'의 활동들에 함께 참여를 하면서, 이 운동에 새로운 사람들이 입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운동 단체와 수감자 지원 그룹 그리고 수감된 당사자 사이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서로간의 지속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할 것이다. 운동의 목소리는 감옥이 아닌 운동의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운동그룹 그리고 수감자 지원 그룹의 지속적인 수감자 면회는 앞으로 운동을 지속해나가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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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에 대한 준비

가끔은 자신이 직접 발담그고 있지 않는 운동의 한 부분에 참여한다거나 혹은 단순한 집회에 참여하는 것과 같이 한시적인 행동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하나의 행동은 자신이 속한 운동의 과정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매번의 행동들은 우리 운동의 목표에 도달하는 중요한 과정들을 구성한다. 이 글에서는 하나의 행동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체크리스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행동 계획 단계

권력분석하기

정세 판단 혹은 상황 분석하기. 준비과정의 큰 틀 짜기. 의사결정은 누가, 어떻게 할 것인지. 이 행동의 구체적인 목표 설정하기. (예, 우리가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상대 집단 설정하기, 그들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규정하기) 이 행동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정치적인 목표 논의하기. (어떤 행동 혹은 행사를 할 것인지) 이 행동의 준비 단계와, 현장, 그리고 행동이 끝난 후 이렇게 각각의 단계에서 그룹의 목표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에 대해 준비하기. 이 행동이 보여줄 비폭력적인 속성을 정의하기. (구성원이 공유하는 비폭력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문구로 명시된 원칙이 있는가?) 행동의 시나리오를 구상하기.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포함하여) 누가 이 행사 전체의 조율을 담당할 것인지. 어느 시점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이 행동을 종료할 것인지.

(보다 많은 아이디어들과 연습을 위해서는 캠페인에 관한 장, "효과적인 전략 개발하기" 및 "캠페인의 구성요소"를 참고하라.)

대외협력

다른 그룹이나 공동체와 함께 활동을 할 의사가 있는가? 그렇다면 어떤 그룹과 소통할 것이며 누가 소통을 담당할 것인가? ('우리편 찾기' 게임을 참조할 것.)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선전물을 뿌릴 것인가? 그렇다면 선전물 작업은 누가 맡을 것인가? 우리 행동에 관한 광고는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활동에 동참해달라는 메세지를 뿌릴 것인가? 그렇다면 이 작업은 누가 할 것인가? 언론 대응은 어떻게 할 것인지? 취재요청서를 미리 뿌릴 것인가? 현장에서 기자들을 상대할 담당자를 둘 것인가? 우리 스스로의 방송장비를 챙길 것인가? 언론 담당팀을 따로 만들 것인가? (언론에 관한 장 참조.)

참여자들의 준비

참여자들은 어떠한 활동들에 대해 준비할 것인가? 오리엔테이션이 있는지? 동아리를 형성하는 과정이 있는지? 비폭력트레이닝이 있는지? 기술 훈련이 있는지? 관련 법률에 대한 브리핑이 있는지? 참여자들이 행동의 시나리오를 결정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참여자들의 사기는 어떻게 고양시킬 것인지? 논의과정은 모두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효과적인 행동을 위해 단순히 '직접행동'에 참여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자잘한 역할들이 있다는 것이 공유가 되고 있는지?

물품/장비 준비

행동이 예정된 시간과 장소에 대한 계획은 잘 준비되었는지? 필요한 장비나 물품들은 다 준비되었는지? 장비들이 어떻게 배치될 것인지 계획이 되었는지?

행동의 현장에서

경찰과 소통을 담당할 사람에서부터 인권감시단, 언론담당자, 의료지원팀, 연행을 각오한 사람들과 이를 지원하는 사람들, 일반 시위대에 이르기까지 행동의 과정에서 다양하게 존재하는 역할자들 사이의 소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 ('행동 준비단계에서부터 행동 이후까지의 역할 분담' 장을 보라.) 누가 카메라와 비디오로 행동을 기록할 것인가? 의사결정과정은 명료한가?

행동이 끝난 후

누군가가 연행이 되었을 때 이를 지원한 법률팀과 수감자지원팀이 있는가?('법률적 지원' 및 '수감자 지원' 장을 참고하라.) 행동에 대한 후속 언론 대응이 있는가? 오늘 있었던 행동과 관련하여 주류언론, 대안언론들에 뿌릴 자료들을 준비하고 있는가? 행동에 대한 평가를 하였는가? ('행동 평가' 장을 보라.) 이 행동에 대한 백서를 남길 계획이 있는가 (향후 사례연구와 관련하여)? ('캠페인 사례연구 가이드' 장을 참조하라.) 이 행동 다음 단계는 무엇이 될 것인가? 이 행동이 우리 운동에 도움이 되었는가? 만약 이 행동이 운동의 한 부분이었다면 이 행동이 상황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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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샤프(Gene Sharp)는 198가지 비폭력 행동의 방법들을 연구하고 목록화하였고 이는 1973년 '비폭력 행동의 정치학(Politics of Nonviolent Action)'에 처음 소개되었다. 이 방법들은 3가지 개괄적인 범주로 나눌 수 있는데 '항의 및 설득(Protest and Persuasion)', '협력거부(Non-cooperation)', '비폭력적 중재(Nonviolent Intervention)'가 그것이다. 이것들은 더 나아가 몇 개의 절로 나뉘는데 자세한 목록은 위키 페이지 혹은 http://www.aeinstein.org 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항의 및 설득

시위 –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거리를 걸으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3년 2월 15일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처럼. 이 시위는 반전시위 사상 가장 규모가 컸던 것으로 전 세계 600여개 도시에서 진행되었고 런던에서만도 2백만 명의 사람들이 함께 했다.

서명운동 – 특정 정책에 반대하는 서명용지에 서명하기. 예를 들어, 이라크 전쟁 동안 미국과 영국에 스웨덴 무기 수출을 반대하는 서명.

  2. 협력거부

보이콧 – 그것을 판매하는 대상에게 불판을 보여주기 위해 물품이나 서비스의 구매를 거부하는 것. 예를 들어 아파르트헤이트 정권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 상품들에 대한 보이콧. 처음에는 개인들과 단체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물품들에 대한 보이콧을 시작했고 그 얼마 후 모든 국가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보이콧했다.

파업 – 일하기를 거부하는 것. 예를 들어 첫 번째 인티파다(1987년 시작된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운동) 기간 동안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인들을 위해 일하기를 거부하였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많은 돈을 잃었고 경제는 침체되었다.

정치적 협력거부 – 예를 들어 군복무를 거부하는 것.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은 병역거부를 원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단체 중의 하나이다.

협조를 거부하기 – 예를 들어 제2차 세계대전 중 노르웨이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나찌 커리큘럼을 따르기를 거부하였다. 그들은 불복종을 이유로 강제수용소로 보내졌으나 선생님들이 항복하지 않을 것임을 이해한 나찌에 의해 대부분이 다시 풀려났다.

  3. 중재

봉쇄 –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의 몸을 배치하는 것. 예를 들어 이스라엘 사람들과 국제연대 활동가들 팔레스타인 가옥을 부수려고 하는 이스라엘 불도저를 몸으로 가로막는 것.

예방을 위한 존재 – 분쟁지역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호하는 것. 예를 들어 멕시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콜롬비아의 평화감시자들(peace observer).

평화적 활동으로 전환하는 행동들 – 공개적으로 무기를 해제하고 기꺼이 형벌을 감수하는 것. 예를 들어 스코틀랜드의 트라이던트 핵잠수함을 무장해제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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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제시된 여러 과정과 기술들은 수백 수천의 대규모 모임에서도 다수결 혹은 위계질서에 기대거나 대표들끼리 알아서 결정하는 방식 말고도 민주적/수평적/참여적인 방식으로 구성원 간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증명한다.

여기 나오는 방법들은 지난 30여년간 펼쳐진 다양한 풀뿌리 운동들의 경험에서 얻은 것들이다. 특히나 대규모 시민불복종 행동을 진행한 조직들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이 글에서는 규모가 큰 모임에서 합의적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대변인회의 방법의 요점과 활용법 그리고 변형사례들을 소개할 것이다. 이 방법과 기술을 소개하는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대변인회의 방법을 처음 접했을 때 직면하는 몇 가지 어려움들을 예상해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요령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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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집단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의 몇 가지 측면들을 다룬다. 동아리(Affinity Group) 개념을 소개하고 집단의사결정 과정을 들여다보며 합의를 도모하는 의사결정 과정의 원리와 진행과정을 보여준 뒤에 마지막으로 행동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역할들을 살펴볼 것이다.

 

들어가며

 

어느 비폭력 운동에서나 제기되는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바로 비폭력 행동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1976년 미국 뉴햄프셔 씨브룩 핵발전소 점거 행동('씨브룩—바일—마르코샤임' 장을 참고하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후 서구의 많은 비폭력 운동 진영들은 비폭력행동의 준비과정에서 만장일치의 의사결정과정을 연계한 동아리 모델을 선호해왔다. 이 장에서는 이 동아리 모델에 대한 설명이 주요하게 다뤄진다.

 

동아리

'동아리'는 5명에서 15명 사이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소집단을 의미한다. 비폭력행동에서 의미하는 동아리는 단지 서로에 대한 친교 뿐만 아니라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이를 바탕으로 비폭력행동에 참여하는(혹은 참여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지지해줄 수 있는 그룹을 뜻한다. 동아리나 대변인회의(spokes council) 안에서는 상명하달식 의사소통 구조를 지양하고 의사결정 및 조직의 과정에서 동등한 참여를 추구하며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받아 창의적인 직접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권은 동아리 내의 사람들 모두로부터 도출되며 따라서 탈중심화되고 비(非)위계적인 의사사결정이 가능해진다. 동아리 모델은 1997년 미국 시애틀에서 대규모로 발생했던 반(反)세계화 행동에서 큰 역할을 발휘한 바 있고, 1970년대 초반부터 벌어졌던 유럽과 북미에서의 반(反)핵 시위나 그 밖의 다른 지역에서 펼쳐진 크고 작은 다양한 비폭력행동들에서 유용하게 활용되어 왔다.

 

누구와 함께 동아리를 구성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간단한 대답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 특정 사안에 대해 동일한 입장을 가지고 있고 그 입장을 드러내기 위한 행동 수단에 대해서도 동의를 하는 사람들이 바로 동아리를 함께 구성할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미나에서 만난 사람들이거나 같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고 아니면 같이 어울리는 사람들이거나 같이 사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단지 우리를 함께 하게 만든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 이상으로 서로 공유하는 것이 존재하고 또한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관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동아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측면 중의 하나는 각자가 지향하는 운동관이나 행동에 있어 선호하는 서로의 방식들에 대해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특정 사안이나 행동방식에 대한 토론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예컨대 워크숍에 함께 참여하여 활동과 관련한 트레이닝을 경험해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또는 상대집단이나 경찰의 반대집회, 허위사실유포, 프락치파견 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준비해보는 것도 서로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개인과 집단 각각의 수준에서 이 행동/운동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계획된 행동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은 무엇이 있을지, 반대로 자신이 다른 구성원을 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지를 논의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행동의 수위나 집중의 정도, 관계의 깊이, 어느 정도의 비폭력을 택할 것인지, 연행에 대한 각오의 수준, 어느 시점에서 행동에서 빠질 것인지, 각자의 정치적인 견해, 행동 방식 등처럼 행동에 있어 기본적인 몇몇 사안들에 대한 합의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집단 내 상호작용 과정들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든 워크숍 내에서든 아니면 한 단체 안에서든 집단 차원의 활동은 사회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측면 중의 하나이며 또한 사회 변혁을 위한 과정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새로운 변화를 위한 활동을 수행함에 있어 효과적이고 만족스러우며 민주적인 방식을 계발하고 공유하며 실행에 옮기는 것은 그만큼 중요성을 갖는다.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의사결정구조를 없애는 것은 민주적인 집단의 특징 중의 하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곧 모든 틀거리를 없애버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상적인 집단은 집단 내의 창의성과 상호 간의 교감이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잘 조율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내면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도 비폭력이 발현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같은 목표는 구성원들이 지혜롭게 그리고 책임감 있게 참여하고 협력을 할 때 달성될 수 있다.

 

합의/기본 규칙들

아무리 비공식적이고 구성원 모두가 편하게 참여하는 집단이라 할지라도 구성원 서로 간의 기본적인 약속들을 만드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약속이나 규칙을 만들어 놓는 것은 앞으로 전개될 집단 활동을 돕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예컨대 어떤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이미 만들어 놓은 약속들은 논의를 전개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 물론 이 약속의 내용들은 추후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상황에 맞게 변경될 수도 있다. 그룹 내의 약속은 구성원들이 직접 결정하고 합의를 한다. 약속의 구체적인 예로는 제 시간에 회의 시작하기,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기, 합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하기, 돌아가며 활동을 진행하기,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발언 기회를 갖기, 다른 사람 주장을 탓하지 않기, 비밀을 존중하기, 다른 질문을 가로막거나 폄하하지 말기, 말대꾸 안하기, 남에게 특정한 행동을 강요하지 않기 등이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기본적인 규칙들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사회자가 이런 약속들을 먼저 제시한 뒤에 구성원들이 거기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계약'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갖는 것은 늘 중요하다.

위에 예로 제시된 약속 들 중에서 어떤 용어의 의미에 대해 명확한 규정과 합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비밀성'에 대한 부분이다. 비밀을 지켜준다는 것이 워크숍 과정에서 서로 아무 것도 공유하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특정 구성원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 대략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도 아니면 단지 특정 구성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애매할 수 있다. 워크숍이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경우이거나 특정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과열될 때, 그리고 집단 안에 트레이닝 경험이 적은 사람이 존재한다거나 혹은 민감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약속 하나하나의 의미를 규정하고 합의하는 데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될 것이다. ('비폭력의 원칙들' 장을 참고하라).

 

회의 조율

동아리에서는 보통 매 논의 때마다 사회자를 정해서 그 논의가 원래 계획된 방향과 주제에 맞추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 사회자는 구성원들이 보통 돌아가면서 맡는다. 사회자는 논의의 주제들이 정해진 시간 안에 잘 전개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쓴다거나 필요할 때는 새로운 계획이나 결정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사회자는 그룹 전체의 결정을 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룹 내에서의 논의가 앞으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적절한 타이밍에 이런 저런 제안을 하는 사람이다. 이를 통해 사회자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논의에 임할 수 있도록 일깨워준다.

논의나 회의 진행 과정에서는 사회자의 책임감이 그 집단이나 작업에 한정되는 것이지 구성원 개개인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논의의 진행을 맡은 사람은 논의의 원활한 전개에 신경써야 하는 부담감을 한층 크게 느낄 것이다. 여기서 다뤄진 이 주제와 관련하여 더 많은 논의들은 베릿 레이키가 쓴 글 '모임 조율-왕도는 없다'('Meeting Facilitation—The No-Magic Method', http://www.reclaiming.org/resources/consensus/blakey.html)'나 이 책의 3장 '트레이닝 조직 및 진행의 과제 및 수단들(Tasks and Tools for Organising and Facilitating Trainings)'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룹 미팅에서의 특별한 역할

('Tri-denting It Handbook' 제 3판에서 인용됨, http://tridentploughshares.org/article1072#p26)

그룹 내의 여러 역할들을 돌아가며 맡아보는 것은 그 그룹이 보여주는 특성의 여러가지 측면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더 나아가 그 그룹의 역동성을 높여준다. 그룹 내에는 회의 진행자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 그룹 활동이 원활이 굴러가도록 돕는 다양한 역할들이 존재한다. 아래 제시된 특별한 역할들은 큰 그룹에서의 경우이거나 혹은 특정한 주제에 대한 논의과정을 좀 더 효과적으로 만들고자 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진행자를 돕는 보조진행자 각 구성원들이 논의 과정을 따라가고 공유하는 것을 촉진하기 위해 논의 사항들을 필기하는 사람. 논의 중간중간에 앞으로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사람.

만약 그룹 내에서 계속해서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논의 과정에서 특정 인물들이 논의를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거나 남을 주눅들게 하는 말하는 방식, 기싸움, 인종/젠더/계급/나이에 의한 차별이 존재할 때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언급을 하고 환기를 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을 둘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예로는 그룹 내 구성원들의 감정선이나 비언어적 소통들(예를 들어 갈등을 촉발할 수 있는 행동들), 집중도와 같은 것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언급을 하고 이를 통해 어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그룹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이 있다.

 

실제 행동의 과정에서의 역할들

동아리 내에서 실제 행동의 과정에서 어떤 역할들이 필요할지를 논의하고 각자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를 정한다. 여러가지 지원의 역할들은 행동의 성공과 참여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이 안내서에 제시된 역할의 예시('행동 준비단계에서부터 행동 이후까지의 역할 분담' 장을 보라)들이 비록 일반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것이긴 하지만 모든 행동에서 교본처럼 받아들여져서는 안 될 것이다. 행동의 성격과 종류에 따라 필요한 역할들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그룹들은 자신들의 행동 과정에서 필요하게 될 역할들을 생각해보고 이 역할들이 행동과정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을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때로는 한 사람이 한 가지 이상의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예컨대 경찰폭력 감시자는 구급대원이 될 수도 있고 경찰과 협상을 담당하거나 기자들을 상대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모든 필요한 역할들이 적절하게 잘 배치하여 준비하는 것이며 트레이닝 과정에서 미리 자신이 맡은 역할의 범위와 수준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자신이 수행할 수 없는 역할은 담당하지 말아야 한다. (출처: http://www.scotland4peace.org/Peace%20Education/Handout%20Six%20-%20Roles,%20Safety%20and%20Afinity%20Groups.pdf)

 

연습

성숙한 그룹과정의 징후들: 자발적이고 정치적인 공동체 그룹의 이상적인 모델 체크리스트. 과제 및 지속: 무엇이 그룹을 움직이는가?: 이 방법은 그룹이 활동을 만드는 데 있어 다양한 역할, 즉 서로 다른 리더쉽 기술들에 대해 빠르고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서는 과제/지속의 이론에 대해 상당히 잘 내재화하고 있는 촉진자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떤 사람으로부터의 어떤 지적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신속히 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촉진자 회의: 이 장에는 촉진자 회의에 관한 정보와 조언이 담겨져 있어 더욱 가치가 있다.  

의사결정

 

Decision2

비폭력운동, 특히나 비폭력(직접)행동의 과정에서는 의사결정과정에 대해 특별히 다룰 필요가 있다. 비폭력은 폭력의 부재 그 이상을 의미한다. 비폭력은 의사결정 방식 그리고 구성원간의 역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집단 내에서 새로운 형태의 지배가 생겨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과정과 방식에 대한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과정은 모든 구성원들의 참여와 의견표출을 독려하며, 합의된 결정을 지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두의 합의에 의해 도출된 결정은 훨씬 더 강력한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과정은 많은 다양한 그룹 들에서 사용될 수 있고, 특히나 비폭력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그룹에서 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1차적으로는 합의과정을 시도해보고 적정한 시간 안에 합의가 안 될 경우에는 투표를 하는 식의 변형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변형은 소규모의 동아리에서는 대개 필요하지 않다.

미국의 여성주의 작가이자 비폭력 촉진자인 스타호크( Starhawk)는 1980년대 영국 그린햄커먼에서 있었던 여성평화캠프에 참여하고 나서 문화충격을 받았다. “진행자, 논의주제, 계획, 틀에 맞춘 진행과정 등을 포함하는 우리(미국) 서부연안 스타일의 의사결정방식과는 달리 그녀들의 회의는 어떠한 틀도 없어 보였다. (중략) 나는 형식성에 구애받지 않는 논의 과정 속에서 짜릿하고 달콤한 해방감을 느꼈다. 돌이켜보니 내가 그 동안 경험해왔던 의사결정과정은 과도하게 통제의 기제들이 사용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중략) 물론 동시에 그린햄 스타일의 의사결정과정에도 몇몇 약점들이 있다. 말보다는 행동을 선호하는 이 그룹은 좀 더 극단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논의과정에서 적절한 조율이 없다보니 자연스레 목소리 큰 여성들이 회의를 장악하게 되고, 두려움이나 걱정 혹은 다른 계획들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모습이 보였다. 각각의 그룹은 자신들이 처한 특수한 환경에 잘 들어맞는 의사결정과정을 계발할 필요가 있다. 치밀한 계획과 예측불가능한 것들 사이의 균형, 공식적인 회의와 좀 더 자유로운 수다 사이의 조화를 모색하는 것은 그룹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변화를 가져다 준다. 어느 누구도 그 자신이 모든 그룹에서 활동할 수는 없다.” (Starhawk, Truth or Dare : Encounters with Power, Authority and Mystery. [Harper Collins 1987]).

계속해서 제시될 내용들은 대부분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에 관한 것들이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스타호크가 지적한, 합의도출과정을 사용해서는 안 되는 상황들을 짚고 넘어가보자 : 1) 구성원들의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없을 때(예, 구성원들이 성원들 간의 유대감보다는 개인적인 욕구들을 더 중요시 여길 때 합의를 도출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2)좋은 선택지가 보이지 않을 때(예, 총살과 사형 둘 중의 하나를 골라야 할 때), 3) 공권력과 대치상황에서 무언가 터지기 직전일 때(이 때는 임시적인 리더 한 명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게 현명한 처사일 수 있다), 4) 논의 주제가 사소한 것일 때('동전 던지기'로 해결할 수 있을 때), 5) 논의를 위한 충분한 배경정보를 갖고 있지 않을 때.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은 하나의 과정이다

'합의'는 그룹 성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하나의 집단 의사결정과정이다. 이는 경청과 존중, 참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합의의 목적은 모두의 이의가 없고 최종적으로 도출된 내용에 대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데 있다. 모두로부터의 이의가 없다는 것이 최종 결과물에 대해 모든 사람들의 완벽하게 만족하거나 동의를 했다는 것을 꼭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 완벽한 만족이나 만장일치는 드물게 이루어진다.

다수결은 그룹 내에서의 기싸움을 불러올 수도 있다.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사람들은 그룹의 결정을 존중하려기 보다는 다수의 결정과 경쟁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때 성원들은 자신의 영특한 두뇌를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데에 활용을 한다. 이에 반해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그룹 내의 창의성, 통찰력, 경험, 다양한 관점들이 뒤섞여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사람들 사이의 차이는 더 깊은 질문과 지혜를 자극한다.

자, 그렇다면 상호협력적인 의사결정은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가? 이 과정에서는 모든 성원들의 의견, 생각, 입장에 대한 보류 같은 것들이 모두 경청되고 논의된다. 그리고 모든 사람의 생각들이 결정에 반영된다. 이와 같은 열린 논의 과정은 성원들이 참여하게 될 비폭력행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합의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구성원 각각이 공통된 합의를 도출해내기 위해 몰두한다는 점에서 '합의'는 매우 역동적이다. 한편으론 매우 힘든 작업일 수 있는데, '내 생각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는 각자의 생각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과정은 더 나은 결정을 도울 뿐 아니라, 구성원 사이의 신뢰와 유대감도 강화하는 기제가 된다. '합의'는 단순한 투표가 아니라 계속해서 진행되는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합의에 대한 입장들

우리의 목표가 만장일치의 결정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기에 합의과정에서는 제안에 완벽하게는 동의하지 못하는 성원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만 한다. 자신이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나 반대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집단 전체가 고려를 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구성원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결정을 지지할 것이다. 만약 특정한 제안에 대해 기계적인 찬성과 반대 혹은 기권의 의사밖에 표출될 수 없다면 그 의사결정과정은 이상적인 합의과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의사결정과정에서는 다음처럼 크게 다섯 가지의 입장들이 존재할 수 있다.

완전한 동의 약간의 의문은 들지만 결정에 지지는 할 수 있는. (지지) 상당한 의문이 들지만 결정을 받아들 일 수는 있는. (수용) 반대하지만 함께 할수는 있는. (관용) 결코 함께 할 수 없으며 그룹이 이 결정을 실행하는 것도 가로막을 것임.

만약 많은 성원들이 지지하지 않거나 혹은 수용하지 않거나 심지어 완전한 반대를 한다면, 그 합의의 의미는 반감될 것이며 행동의 결과 역시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간에 집단 구성원들이 자신이 주저스러운 부분이나 반대하는 지점을 자유롭게 드러내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견을 표출하는 것은 원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한다거나 혹은 특정한 부분에 대한 의미를 재확인하고 명확히 물어보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동시에 완전한 찬성의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논의 과정에서 자신이 입장이 위에 제시된 나머지 네 가지의 입장 중 어디에 속하는 것인지 점검해야 한다.

때로는 한 개인이 강한 반대나 이견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한편으론 다른 대부분의 멤버들이 지지하는 결정에 함꼐 참여하고 동의하는 일이 가능하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도 의사결정과정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측면 중의 하나이다. 반대의견을 표명하는 것과 의사결정과정 자체를 방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행위이다. 이견을 표출하는 것 또한 논의과정의 일부에 해당하는 행위이다.

 

합의에 반대하는 것

합의를 가로막는 한 개인의 의견은 결코 가볍게 치부되어선 안 된다. 만약 대다수의 동의를 얻은 한 결정을 어느 누군가가 가로막는다면, 그/녀는 지금 자신이 그 결정이 틀린 결정이라고 믿고 있으며 따라서 그 결정된 사항이 앞으로 진행되는 것도 막을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논의의 결과 하나의 공통된 합의에 도달했는데 어느 한 사람이 혹은 몇몇 사람들이 강한 반대를 하며 그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면, 이들은 다음과 같은 의견 중 하나를 가진 사람들이다.

이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거나 비윤리적이거나 비인간적인 결정이다. 어찌됐든 난 이 결정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고 또한 이 결정이 앞으로 실행되는 것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막아서기) 난 이 결정에 철저히 반대를 하는 입장이고, 더 이상 이 그룹과 함께 활동할 수가 없다. (그룹 탈퇴)

만약 강한 반대의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 반대하는 결정을 이제 가로막기로 결심을 했다면, 이 때 중요한 것은 조심스럽고 명확하게 자신의 반대 이유와 결정을 가로막고자 하는 이유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실제론 이와 같은 반대의사 표명의 경우에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도 있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른 제안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왜 반대하는지 그리고 그들과 자신 사이의 이견이 되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경우에서이든 이견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반대논리나 걱정이 되는 부분을 재검토 해보고 이를 통해 자신이 한발짝 물러서서 다만 반대만 할 뿐 집단이 계속해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는 없는지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논의 내용을 기록하기

합의가 이뤄진 뒤에는 '완전한 동의'의 입장을 취하지 않았던 구성원들의 걱정이나 꺼려지는 부분 혹은 반대하는 부분에 대한 코멘트를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때 논의되는 그들의 의견을 속기록에 적어 놓는 것은 그 그룹이 집단 내 존재하는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후 계속될 논의과정에서 구성원 전체가 이견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수의 의견들을 진지하게 잘 반영하는 것은 이후 있을 행동들에서 구성원간의 접속력을 높일 수 있다.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힘든 경우

집단 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결정을 내리기 위한 충분한 정보들이 없어서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논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일까? 결정을 연기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모두들 새로운 제안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일까? 그럼 소규모의 위원회라도 꾸려서 거기서 몇가지 대안들을 구상해보는 것이 나을까?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들

그간의 많은 활동들은 합의를 만들어 내기 위한 방식과 틀거리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몇 가지 중요한 조건들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공통의 목표와 관심: 한 그룹 안의 구성원들은 하나의 공통된 목표나 공통된 관심을 공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행동에 관한 것이든 아니면 자치나 마을정화에 관한 것이든 간에 말이다. 그룹의 대략적인 목표를 명확히 규정하고 적어놓는 것은 매우 유용할 것이다. 합의의 과정에서 논의가 봉착에 빠졌을 때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구성원들이 공유했던 그룹의 목표를 상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은 공통의 목표나 관심을 우선적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성원들의 참여과 인내, 의지를 필요로 한다. 합의도출 과정에서의 참여: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참여의욕들이 높을 수록 더 나은 결정이 도출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 다수결로 해결할 것을 제안한다거나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어"라는 식의 찬물을 끼얹는 발언들은 의사결정과정을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다. 충분한 시간 : 이와 같은 의사결정과정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합의를 도출해내는 과정에 익숙해지고 능숙해질수록 의사결정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단축될 것이다. 만약 집단 안에서 서로 갈리는 입장들이 발생한다면 이는 자연스레 더 긴 논의시간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명확한 논의과정과 원칙설정 : 특정한 논의 주제가 제기되었을 때에는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규정해 놓자.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본 회의 시작 전에 합의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한 명 혹은 그 이상의 진행자들을 지정해 놓는 방법을 사용한다.  

합의를 도출해내는 과정

논의에서 다뤄질 주제들이 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무엇에 대해 결정할 것인지도 명확하게 공유가 되어야 한다. 서로 다른 의견들이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두에게 발언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서로의 동의 하에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발언 기회나 발언 시간을 제한하는 규칙을 둘 수도 있다. 이는 모든 구성원들이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논의과정은 적극적인 경청과 내용의 공유과정을 포함한다. 반복해서 제기되는 문제의식이나 정보들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공유되어야 한다.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의 목소리에 대해서 단지 듣고 끝낼 것이 아니라 논의과정에서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논의과정에서 서로의 견해 차들이 잘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 회의 진행자는 논의 과정에서 동의의 지점들과 이견이 발생하는 지점들을 명확히 규정을 해줌으로써 성원들의 좀 더 진전된 논의를 도울 것이다. 진행자는 논의 사이사이에 그간의 논의내용들을 정리하고 환기시킴으로써 논의를 효과적으로 지속시킬 수 있다. 이는 중간중간에 다른 의견은 없는지 물어본다거나 구성원들이 현재 어느 입장들에 서있는지는 확인하는 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논의에서 제기된 아이디어들과 방안들은 그룹 전체에서 공유되어야 한다. 논의를 통해 도출된 결정은 그룹 전체에 속하는 것이므로 성원들은 책임을 나눠가질 필요가 있다.  

합의도출의 실제적인 단계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에는 수많은 모델들이 있다(오른쪽 순서도 참조). 다음에 제시된 기본적인 절차들은 평화활동가들을 위한 매거진 <평화뉴스>(1988년 6월호, www.peacenews.info)에서 빌려온 것이다.

1. 우리가 결정하게 될 사안이나 특정한 문제는 명확히 정의되고 언어로 표현되어야 한다. 이는 논의과정에서 다뤄지는 문제나질문들이 다른 사안과 섞이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다. 2. 가능한 결정 혹은 대안들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해보자. 이 때 나오는 얘기들은 사소한 것들까지도 모두 다 받아 적어 놓자. 떠오르는 생각들은 바로바로 내뱉자. 3. 질문이나 명확한 의미규정의 여지들을 늘 남겨놓자. 4.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온 다양한 선택지들에 대해서 논의를 하면서 지울 것은 지우고 수정할 것은 수정을 해서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어떤 것들이 마음에 드는지를 생각해보면서 말이다. 5. 선택된 제안(들)을 받아적어서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 (때로는 소규모로 모둠을 분화해서 각각의 모둠이 하나의 제안씩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적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6. 각각의 제안들에 대해 찬반지점들을 논의해보고, 구성원 각각이 어떤 제안에서든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하자. 7. 만약 큰 반대의견이 있을 경우 6번 단계로 돌아가자.(이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때로는 4번 단계로 돌아가야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8. 큰 반대의견이 없다면 이제 채택된 제안들에 대한 동의를 묻는 과정을 갖는다. 9. 작은 반대의견들을 존중하고 이를 반영하여 수정안을 만든다. 10. 계속되는 논의. 11. 최종적인 합의 여부 체크.

특히나 논쟁적인 주제에 대한 의사결정의 경우에는 논의 중간중간에 쟁점에 대한 각 성원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간단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는 성원들의 최종적인 견해를 묻는 것이 아니라 단지 지금 현재 어느 입장에 서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손가락을 이용하여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다. 예컨대 손가락 다섯 개는 완전한 동의, 네 개는 '지지', 세 개는 '수용', 두 개는 '관용', 한 개는 반대 그리고 주먹을 쥐는 것은 반대를 넘어 이 제안을 막아설 것을 의미하는 식으로 말이다. (합의 도출과정에 대한 연습을 위해서는 '의사결정' 장을 참조하라)

 

집단들 사이에서의 의사결정: 대변인회의

위에 제시된 의사결정모델은 한 그룹 안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규모가 큰 비폭력행동의 경우 여러 동아리 사이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한 가지 방법은 바로 대변인회의를 갖는 것이다. 동아리.

 

대변인회의는 여러 그룹들이 서로 모여 함께 결정을 만들고자 할 때 활용될 수 있다. 대변인회의에서는 각 집단에서 파견된 대변인들이 모여 논의를 하고 합의를 도모한다. 각각의 그룹은 그들이 파견한 '대변인'을 통해서 의사를 전달하고 전달받는다. 대변인의 능력은 그/녀가 속한 그룹의 역량에 따라 좌우된다. 특정 사안에 대한 논의나 결정이 이루어기 전에는 대변인이 그룹 멤버들과 함께 논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대변인회의를 활용하는 의사결정의 대략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주의: 1단계와 2단계는 각각의 동아리 안에서도 미리 이루어질 수 있다)

1. 전체 그룹 (각 동아리의 모든 구성원들): 논의주제를 소개하고 필요한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 2. 대변인회의와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설명을 한다. 3. 소그룹(동아리)을 구성한다. 이 과정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랜덤으로 짤 수도 있고, 아니면 이미 존재하는 동아리를 그대로 가져갈 수도 있다. 혹은 각자가 사는 지역이나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4. 소규모 그룹 안에서 사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다. 아이디어를 모으고 찬반의견을 표시하는 과정을 거친 뒤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제안을 도출해낸다. 5. 각각의 동아리에서는 대변인(대변인회의에서 그룹의 의견을 전달할 사람)를 한 명 정한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동아리는 대변인이 양 쪽의 논의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만 할 것인지 아니면 대변인회의에서 자신의 그룹과 관련한 결정권도 가질 것인지를 결정한다. 6. 각 동아리의 대변인들이 모두 모인다. 각 대변인들은 돌아가면서 자신이 속한 그룹의 입장을 설명한다. 그리고 나서 논의를 통해 각 그룹의 제안들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하나의 아이디어로 통합한다. 이 과정에서 대변인들은 중간에 잠시 회의를 멈추고 자신의 그룹 성원들에게 돌아가 특정한 문구나 표현의 명확한 의미를 확인하거나 수정된 제안을 보고한 뒤 그에 대한 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게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대변인회의에서 각 대변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없으며 자신이 속한 그룹의 의견만을 말할 수 있다. 7. 대변인회의에서 일단 한 가지 혹은 여러 가지의 가능한 대안들이 제안이 되면 대변인들은 그 제안을 들고 자신의 그룹으로 돌아가 다시 논의를 진행한다. 구성원들은 그 제안에 대해 찬반의 의견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수정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8. 대변인들은 다시 대변인회의에 모여 각각의 그룹에서 논의된 내용을 확인한다. 만약 어느 한 그룹에서라도 원 제안에 반대를 했다면 앞서의 논의과정들을 다시 반복한다. 즉, 소그룹회의와 대변인회의를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9. 소그룹에서는 대변인 역할을 하는 사람을 교체하면서 다른 성원들에게도 대변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수도 있다. (대변인회의의 활용에 관한 연습을 위해서는 '의사결정' 장을 보라.)

 

실습 자료들 출처

소그룹을 위한 합의: 소개 및 진행표 합의적 의사결정  

기존 사례들이 주는 교훈

지난 30여년간 '동아리 모델'과 '합의적 의사결정 과정'은 1970년대의 핵발전소 반대 운동이나(씨브룩, 뉴 햄프셔, 미국, 스코틀랜드), 1980-90년대 독일에서 펼쳐졌던 원자력 반대 및 무장해제 운동, 1999년 미국 씨애틀과 워싱턴에서 있었던 반세계화 운동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비폭력행동들에서 널리 활용되었다. '동아리/대변인회의/합의적 의사결정'이 활용된 몇몇 대규모 비폭력행동에서는 참여자들의 숫자가 2,000명 혹은 그 이상을 넘어선 적도 있었다. (1996년 미국 씨브룩에서의 경우나 1997년 독일 웬드랜드에서 있었던 핵폐기물 수송 반대운동의 사례, http://www.castor.de/diskus/gruppen/x1000mal/5rundbri.html#Auswertung%20des%20SprechenInnenrates를 보라). 이와 같은 많은 사례들은 그간의 주류적이던 정치적인 환경이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즉, 비폭력 행동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탈권력, 탈중심적인 운동방식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대규모 사람들이 참여하는 행동을 조직하고자 하는 집단에게는 앞서 제시된 비폭력행동의 사례들이 좋은 본보기 역할을 할 것이다.

장기간에 걸쳐 활동을 하는 동아리는 별로 흔치 않다. 독일 반핵운동인 '함께하는 수천의 사람들(X-thousands in the way)'의 예를 보면 이 운동에서 장기간에 걸쳐 존재하는 동아리는 거의 없다. 물론 몇몇 그룹은 여전히 존재하면서 주요한 역할들을 담담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많은 활동가들은 이 운동에 개인적으로 참여하거나 아니면 행사 현장에 도착하여 그 자리에서 동아리를 구성한다. 그러므로 서로 친분을 트고 하나의 새로운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행동을 실행하는 것이 가능해지기까지는 단지 하루나 이틀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심지어 이 새로운 커뮤니티는 단지 예전부터 이 운동에 열심히 발을 담그고 있던 활동가들에 새로운 얼굴들이 몇 명 더 추가된 정도일 때가 많다. 대부분의 활동가들은 특별한 준비 없이 즉각적으로 참여를 하게 되며, 비폭력행동의 준비 과정은 이러한 배경들이 행동의 제약요소로 작동하지 않게끔 설계되어야 한다. (요켄 슈타이(Jochen Stay), '대규모 시민불복종을 위한 전제조건과 사회-정치적 요소들', 부러진총(The Broken Rifle) 제69호, 2006년 3월: http://wri-irg.org/pdf/br69-en.pdf). 새로운 활동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고자 하는 것이 행사의 목적 중의 하나일 때 앞서의 모델은 효과적이다. 이 때 준비되는 행동은 대개는 위험도가 높지 않으며 대중적으로 홍보가 이루어진 행동이다.

또 다른 옵션은 각각의 소규모 동아리들이 각자 행동을 계획한 뒤에 동시다발적으로 실행을 하는 컨셉의 대규모 행동이다. 이 때의 '대규모' 행동은 서로 다른 그룹들이 이곳 저곳에서 각자 행동을 펼치면서 전개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모델은 위험부담이 높은 행동의 경우나 공권력의 비교적 강력한 대응이 예상되는 경우 적합하다.

그 동안 다양한 운동에서 '동아리/대변인회의' 모델이 효과를 거둔 성공적인 사례들이 많긴 하지만 아직 더 계발되어야 할 부분도 많이 남아있다. 아직 이 모델을 경험해보지 못한 그룹들은 향후에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인원, 그룹이 참여하는 운동에서도 이 모델을 수행해보고 그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고립장벽에 반대하는 아나키스트(Anarchists against the Wall)' 소속 활동가들이 이스라엘 공군 기지인 ' Sde Dov' 입구 앞을 가로막고 직접행동을 벌이다가 21명이 연행되었다.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한 전쟁에 반대하는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직접행동 참여자들은 기지로 들어가는 도로에 누워 죽음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지난 1월 2일 금요일 아침 6시, 20명 가량의 아나키스트 그룹 활동가들은 공군 기지 앞에 도착하여 기지 입구 앞을 점거하였고, 그들이 입고 온 하얀색 복장 위에다가는 가자에서 발생하고 있는 유혈들을 상징하는 빨간색 페인트를 칠한 채로 도로에 누워 죽음을 나타내는 퍼포먼스를 전개하였다. 약 10여분의 시간이 흐른 뒤 퍼포먼스에 참여한 모든 활동가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연행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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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캠페인을 위한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안내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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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인도네시아 버전 안내서 머리말 이 안내서에 관하여,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비폭력이란 무엇이고 왜 비폭력을 사용해야 하는가 비폭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비폭력 트레이닝: 트레이너의 역할; 비폭력 트레이닝의 잠재적 주제들 당신과 당신의 그룹: 조직 강화하기; 차이점 탐구하기; 당신이 원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비폭력을 사용했던 사례들: 어디서 어떻게; 평화주의자들의 역할; 조직화 사례연구: 미국 시민권운동(Civil Rights Movement)에서의 비폭력 트레이닝 사례연구: 오트포(Otpor): 세르비아 민중의 힘

- 젠더와 비폭력

이 장에 대한 소개 젠더란 무엇인가 평화와 젠더 문제의 상관관계에 관한 사례: 뉴프로파일, 이스라엘

- 모임을 조직하고 진행하기 위해 할 일들 및 수단들

소개 함께 일하기 트레이닝 조직을 위한 체크리스트 트레이닝 진행을 위한 체크리스트

- 비폭력 캠페인들

무엇이 캠페인을 비폭력적으로 만드는가 비폭력 캠페인 기획하기 건설적인 프로그램 실행계획 비폭력 행동의 방식들 비폭력 행동의 단계들 언론의 역할 캠페인 사례연구 가이드

- 효과적인 비폭력 행동을 위한 준비

항의의 목소리를 전하기 비폭력 행동의 과정에서 유발되는 긴장과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유머와 비폭력 행동 집단활동 - 동질그룹, 의사결정과정 행동을 준비할 때의 체크리스트 행동 준비단계에서부터 행동 이후까지의 역할 분담 법률적 지원 수감자 지원 (스페인 그룹 'MOC'의 사례) 평가

- 비폭력 운동의 사례들

들어가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연대운동 씨브룩-바일-마르코샤임 핵발전소 반대 운동이 보여준 것 : 국제적 연대와 운동의 발전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국제행진 칠레 : 간디의 통찰력, 독재에 저항하는 칠레 민중의 힘이 되다 이스라엘 : '뉴프로파일(New Profile)'의 사례 - 다른 지역의 경험으로부터 배우기 터키: 비폭력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 아우구스토 보울의 '억압받는 자들의 극장' 적용사례 한국의 비폭력 운동 : 성과와 과제 콜롬비아 산 호세 드 아파르타도의 평화 마을이 주는 교훈 : 저항과 존엄 그리고 용기 폭탄에 때 묻히기 : 전 유럽적인 캠페인을 향하여 5월 15일 -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

- 비폭력 행동 준비를 위한 연습 사례

들어가기에 앞서 갈등 상황 역할 놀이 갈등선 게임 브레인스토밍 말하기대회 평화활동가를 위한 성인지적(gender-aware) 대화 10/10 게임 나무그리기 권력축 분석하기 우리 편 찾기 두려움 극복하기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 신뢰형성 게임 신속 의사결정 십자 모양 스펙트럼 역할극 공개 극장 차분한 내면상태, 방어, 가로막기를 위한 연습 스펙트럼 혹은 지표

- 우리들의 새로운 안내서 만들어 보기

- 용어 사전

- Resources

List of related resources 비폭력 행동과 관련한 더 많은 자료(출판본 버전)

- Links to WRI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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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하거나 혹은 죽거나(DIY or Die)”: 직접행동과 관련한 다양한 링크들이 있는 웹사이트. http://www.sprayism.com/dawiki/doku.php?id=guides “활동가 자료 창고(The activist tool box)”: 비폭력 직접 행동과 관련한 자료 창고. http://www.uhc-collective.org.uk/webpages/toolbox/index.htm “평화뉴스 자료실(Peace News tools section)”: 실질적인 것에 관한 내용부터 비폭력 분석에 관한 내용까지 다양한 자료들이 모아져 있는 곳. http://peacenews.info/tools/index.php “트레이너들을 위한 스타호크의 자료실(Starhawk's Resources for Activism Trainers)”: 압제에 저항하는 비폭력 행동 트레이너/행동 준비자, 마법 활동 워크숍 진행자들을 위한 자료 그리고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 등과 같은 자료들이 있는 곳. http://www.starhawk.org/activism/trainer-resources/trainer-resource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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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lan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국제 행진(The International Nonviolent March for Demilitarisation,IMD)은 1976년부터 1989년까지 유럽에서 진행된 연례행사이다. 이 행진은 '동질그룹 모델'과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 모델을 바탕으로 비폭력 트레이닝을 조직하는 방식이 널리 퍼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이 행진에 네 번 참여를 했고 이 중 세 번은 행진 준비자로서 참여를 하였다. 내가 직접 준비를 했던 행진들은 다음과 같다. 1983년 브뤼셀에서 있었던 IDEE(전자 방어 전시회) 반대 행진, 1984년 독일 그레번하인에서의 행진(군사작전구역인 풀다-갭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방해하는), 그리고 1985년 덴마크에서 핵무기에 반대하는 행진이었다.

내가 참가했던 첫 행진은 1979년 독일 람슈타인에서 있었다. 우리는 당시 동질그룹을 조직해서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과정을 진행했으며 대표자 회의(각 동질그룹의 '대변인' 회의)를 진행하였다. 이 때 이후로 대부분의 캠프, 행진, 행동들은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과 동질그룹 모델을 도입하여 활용하였다. 이렇게 말하고 나면 마치 그 당시에는 비위계적인 방식을 가진 비폭력 운동이 큰 유행의 바람을 탔던 것처럼 보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은 내가 그런 비폭력 트레이닝이 준비되어 있는 행사에만 참여해서 그렇게 보였던 것일 수도 있다.

1982년, 나는 처음으로 '트레이너를 위한 트레이닝'에 참여를 했다. 거기서 나는 동질그룹 모델과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과정에 대해 좀 더 배울 수가 있었다. 1980년 대에는 비폭력 트레이닝에 대한 욕구들이 높았고, 인기 있었던 주요 주제 중의 하나는 '비(非)위계적인 방식으로 비폭력 직접 행동을 조직하는 법'이었다.

나는 이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국제 행진' 참여자들이 지닌 다양한 배경들이 행진에 좀 더 활기를 불어넣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가 자신들이 경험한 새로운 운동방식을 알려냈다. 또한, 이 행진이 갖는 국제적인 성격은 지역적인 차원에 한정되어 펼쳐지는 행사에 비해 좀 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력으로 작동하였다.

이 행진을 통해 우리는 다른 관련 사안들을 다루고 서로의 연계점을 찾기도 하였다. 한 예로, 내가 게슈탈트 심리요법을 배우게 되었을 때 나는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개인적인 성격 특성들에 대처하는 방법에 적용을 하였다. 게슈탈트 심리요법은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G8 반대 행동에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언젠가 한번은 한 기자가 다음처럼 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아마 이번 (G8반대)행동을 통해 변화한, 즉 이 행동에 참여하고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과정을 통해 자극을 받고 성장한 젊은이들이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 일상을 영위할 때야말로 이 행동의 영향력은 가장 크게 발휘될 것입니다.”

한번의 좋은 경험은 하나의 씨앗과도 같다. 즉, 한동안 비옥한 토양에서 기다리다가 자라나기 시작하면 한 마리 예쁜 나비가 되거나 풍성한 작물로 자라나는 씨앗처럼 개인의 경험들도 어떤 식으로든 나중의 행동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이들에게도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국제 행진'은 이와 같은 씨앗을 전파하는 행동이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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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anne Sheehan and Eric Bachman

1976년 8월 1일, 18명의 활동가들이 미국 뉴햄프셔의 씨브룩 핵발전소 건설현장에 걸어 들어갔다. 이는 미국의 핵발전소에 반대하는 최초의 집단적인 비폭력 직접 행동이었다. 당시 핵발전소 반대 운동에 참여하던 많은 사람들은 이와 같은 행동이 너무 급진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이 행동에 이어서 같은 달에는 이 운동을 주도하던 클렘쉘 연합(the Clamshell Alliance)에서 비폭력 트레이닝과 동질그룹 모델을 처음으로 활용하였고 그 결과로써 180명의 사람들이 핵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시민불복종 행동을 전개하였다. 이 때 이루어졌던 비폭력 트레이닝 모델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고 이후 다른 많은 곳에서 사용되었다. 1977년 4월 30일에는 2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수백개의 동질그룹을 만들어서 위의 건설현장을 점거하였다. 이어진 이틀 동안 총 1415명이 연행되었고 이들 대부분은 2주 형을 선고받았다. 이 행동은 당시 핵발전소 반대 운동을 크게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이 행동은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과정'을 바탕으로 비위계적인 비폭력행동을 조직하는 하나의 국제적인 비폭력 운동 모델의 구체적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씨브룩에서 있었던 위와 같은 행동은 사실 유럽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1970년대 초, 독일의 바일( Whyl)지역에 핵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라는 소식에 독일과 프랑스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일과 접경지역인 프랑스 마르코샤임(Marckolsheim)에는 한 독일 기업이 라인강을 따라 납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에 바일과 마르코샤임 양 지역의 주민들은 공동 대응을 하기로 합의하였고, 1974년 8월에는 독일 바덴 지역과 프랑스 알자스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 그룹들과 연대하여 21개 단체들로 구성된 국제위원회를 창설하였다. 그들은 양 지역 중 한 곳에서 먼저 건설이 시작되면 바로 그 곳을 비폭력의 방식으로 점거하여 건설을 가로막기로 결정하였다.

마르코샤임에서 노동자들이 납 공장 건설을 위한 울타리를 설치하기 시작한 후인 1974년 9월 20일, 이 지역의 여성들이 울타리 기둥 구멍에 올라가서 건설작업을 중단시켰다. 환경운동 활동가들은 울타리 주변을 따라 바깥쪽에 텐트를 설치했다가 나중에는 울타리 안으로 텐트를 옮겨서 그 곳을 점거하였다. 곳곳에서 이 행동에 대한 지지와 지원이 이어졌다. 독일의 한 아나코-평화주의자 매거진(Graswurzelrevolution)은 이와 같은 풀뿌리 비폭력 운동의 아이디어가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도왔다. 건설현장 인접 지역인 독일 프라이부르그에 소재한 한 단체는 바일과 마르코샤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차원의 비폭력을 소개하였다. 1974년, 마르코샤임에서 열린 3일 과정의 워크샵에서는 비폭력 트레이닝이 포함되었고, 여기엔 30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역할놀이를 하면서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계획을 세웠다.

라인강을 두고 양쪽에 사는 농부, 주부, 어부, 교사, 환경주의자, 학생 등등의 많은 사람들이 건설 현장에 둥글게 생긴 목조건물을 짓고 '우정의 집'이라 이름을 붙였다. 마르코샤임에서의 점거는 그 해 겨울 내내 계속되었는데 결국 이듬해인 1975년 2월 25일에 프랑스 정부가 납 공장 건설허가를 철회함으로써 점거는 막을 내렸다.

한편, 독일 바일에서도 원자로 건설 작업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 곳 건설현장에 대한 첫번째 점거는 1975년 2월 18일에 시작되었으나 며칠 지나지 않아 곧 경찰력에 의해 중단되었다. 하지만 2월 23일에 해외 각지에서 몰려온 30,000여명의 집회가 있은 후, 두번째 점거가 다시 시작되었다. 마르코샤임에서의 성공에 힘을 얻은 환경운동 활동가들 그리고 이 지역의 가족단위 참여자들은 점거를 8개월 동안 지속하였다. 그리고 20년 넘게 지속된 법적 공방 끝에 결국 바일 지역 핵발전소 건설 계획은 백지화 되었다.

1975년 여름, 랜디 쾰러 그리고 베티 코너 이렇게 두 명의 미국 활동가들이 당시 네덜란드에서 열린 '전쟁저항자 인터내셔널(WRI)' 국제회의에 참석한 뒤에 바일 지역을 방문하였다. 그들은 '러브조이의 핵전쟁(Lovejoy's Nuclear War)'이라는 영화를 들고 갔는데, 그 영화는 미국에서 핵발전소에 저항하여 개인 차원에서 시작된 최초의 비폭력 시민불복종 행동을 다룬 영화였다. 바일 지역 방문 후 미국으로 돌아올 때에 그 두 명의 활동가들은 이 독일 조그만 동네에서 있었던 멋진 이야기들을 함께 들고 왔고, 이는 이후에 있었던 미국 씨브룩 핵발전소 반대 운동에 큰 자극제가 되었다. 양 국 그룹 사이의 소통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1976년, 씨브룩에서 점거가 벌어지고 있을 때 독일에 있던 WRI 소속 활동가들은 매일같이 전화기를 붙들고 클렘쉘 연합(the Clamshell Alliance)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독일 비폭력 활동가들은 그 이전부터 이미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 모델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동질그룹 모델은 이 때 처음 접하게 되었다. 독일그룹은 이 동질그룹 모델이 행동을 조직하는데 아주 유용한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1977년, 독일의 활동가이자 트레이너인 에릭 바우만과 귄터 사토프가 미국으로 건너가 강연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들은 미국 북동부 지역에 있는 반(反)핵 운동 그룹들을 방문했으며, 디아블로 캐년(Diablo Canyon) 지역 핵발전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어고 있던 캘리포니아 지역 그룹들도 방문을 하였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양 지역의 활동가들은 이와 같은 교류 과정을 지속하였다.

마르코샤임과 바일에서는 결과적으로 핵발전소나 납공장이 들어서지 않았다. 씨브룩의 경우에는 원래 계획되었던 원자로 두 개중 하나는 결국 건설이 되긴 했지만, 이후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더 이상의 핵발전소가 건설되지 않고 있다. 독일 바일과 미국 씨브룩의 사례는 이후 반(反)핵 운동의 시금석 역할을 했으며 다른 비슷한 운동들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정리하자면, 유럽에서 있었던 활동들이 미국 씨브룩의 클램쉘 연합에 영향을 미쳤고, 씨브룩의 사례는 다시 미국의 다른 지역과 유럽의 운동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씨브룩에서의 성공적인 사례가 기폭제가 되어 미국의 다른 지역인 쇼어햄, 롱 아일랜드, 뉴욕에서 이미 80% 정도 건설이 완료된 상태였던 핵발전소들에 대한 반대 운동도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었다. 이 지역들에서의 운동은 WRL(War Registers League)소속 동질그룹들이 씨브룩에서의 점거운동을 끝마치고 이 지역들로 옮겨오면서 본격화되었다. 한편, 1977년 씨브룩에서의 점거에 참여했던 영국 활동가들과 이 소식을 <평화 뉴스>를 통해 접한 다른 활동가들은 동질그룹을 활용하는 운동방식을 영국에서도 시도해보고자 하였다. 이들은 당시 영국 토르네스 지역에 건설될 예정이던 핵발전소 공사 현장에 가서 위의 운동방식을 활용하여 점거시위를 펼쳤다. 독일에서는 수많은 핵발전소와 핵연료 재처리 공장들이 거센 시위에 부닺혀 문을 닫았다. 그리고 1980년대 초에는 미국의 크루즈 미사일 발사 시설 설치에 반대하는 거대한 시위들이 독일과 영국에서 일어났다 이 때의 시위들은 모두 동질그룹 모델을 활용한 행동들이었다. 이후에도 동질그룹 모델이 활용된 비폭력 행동은 전세계에 걸쳐 존재해오고 있다.(1999년 씨애틀에서 있었던 WTO회의 저지 행동도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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