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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jken Sorensen

우리가 비폭력 행동을 취하는 대상들은 대개 심각하고 진지한 문제들일 때가 많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유머와 비폭력 행동을 결부시켜 생각하는 것은 뭔가 어색해 보이기에 우리의 고려대상에서 제외되곤 한다. 하지만 유머와 진지함은 겉보기와는 달리 생각보다 훨씬 더 서로 연관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유머는 뭔가 모순된 상황이나 부조리한 상황에서 그 힘을 발휘한다. 비폭력 행동 역시 지금의 부조리한 세상과 우리가 원하는 세상사이의 괴리를 드러낼 때 큰 힘을 발휘하곤 한다. 유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을 뒤집어 볼 수 있도록 도와주며 또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논리와 이성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만약 유머감각이 당신에게 쉽게 생기지 않는다 할지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유머감각은 학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상대집단을 잘 지켜보아라. 그들이 말하는 것과 그들이 행하는 것 사이에 괴리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센스있는 농담을 위한 좋은 기초가 될 것이다. 상대 집단이 말하는 것과 실제로 보여주는 것 사이의 모순을 관심있게 지켜볼 수록 유머는 더 잘 작동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독재자들은 자신들이 '공익'을 위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와 같은 그들의 말들은 그들이 실제로 보여주는 모습과는 반대될 때가 많다.

유머를 지혜롭게 활용하는 법

과도한 유머는 자제하자. 유머는 숙고를 거친 후에 던져져야 한다. 진지한 메세지가 담긴 유머는 최고의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조롱하고자 하는 대상은 신중하게 선택하도록 하자.

예컨대, 지금 행동을 통해서 특정한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준비하는 중이라고 가정해보자. 유머의 소재를 상대방의 복장이나 말투, 성별에서 찾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러한 소재들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보다는 오히려 전달하고자 했던 원래의 메세지의 위력을 반감시키기 때문이다. 우리의 유머가 원래 전달하고자 했던 주장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자. 이 글의 마지막에는 유머가 특정 행동의 주장과 목적에 잘 부합했던 두 가지 사례들이 제시될 것이다.

유머를 활용하는 이유

우리의 행동들에서 유머는 약방의 감초처럼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유머는 행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유머는 만병통치약까지는 아니더라도 활동가들의 진이 빠지지 않도록 도와준다.

또한 유머는 언론이나 잠재적인 지지자 그리고 현장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기자들이 우리의 취재요청서를 받아들었을 때 현장에서 좋은 이미지와 사건이 될만한 것들을 건질 수 있겠다 싶으면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만약 우리가 지금의 작은 운동을 좀 더 확대시키고자 할 때, 유머는 이 운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지 않는 잠재적인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지금 심각한 주제로 싸우고 있지만 우리의 삶을 즐기며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유머의 힘

유머는 상대집단과 마주했을 때에도 큰 힘을 발휘한다. 상호 대치 속에 형성된 팽팽한 긴장의 끈을 가볍게 비틀어주는 행동들은 상대집단과의 관계나 진지하기만 하던 논리 싸움을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유머는 그들에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하나의 '딜레마'적인 상황을 안겨다주는데, 즉 이제 그들이 어떤 행동을 취하더라도 그들이 져버리게 되는 상황에 처했으며 심지어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나 상황을 지켜보는 구경꾼들도 그들이 수세에 빠져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상대방 중 누군가를 당혹스럽게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거친 반응에 대해서는 미리 잘 준비를 해야한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을 때, 이 때 발생할 그들의 좌절감은 오히려 폭력적인 대응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머가 힘을 발휘한 행동의 사례들

아래에서 보여 줄 사례들은 앞서 기술한 논점들을 잘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례들을 다른 곳에서 다시 그대로 시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아래의 사례들이 유머가 힘들 발휘한 좋은 사례들이긴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맥락과 상황이 이와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1983년 노르웨이에서는 여러 명의 완전거부자들이 주축이 되어 '징병제 반대 운동(KMV)'이라는 그룹을 만들고 병역과 대체복무 모두를 거부한 일이 있었다. 그들은 당시 여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완전거부자들에게 16개월 감옥행을 기계적으로 선고하는 법을 바꾸고자 했다. 한편, 당시 노르웨이 정부는 '감옥'이라는 표현 대신 완전거부자들이 '행형기관에서 감독 및 관리를 받으며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다. 노르웨이서는 정치범을 만들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정치범에 대한 재판이나 수감, 처벌이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완전거부자들의 경우에는 법원에 가서 완전거부자라고 판정을 받고 일률적으로 16개월 형을 선고받고 있었다. 심지어 때로는 해당 검사가 재판정에 출석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완전거부자들에 대한 재판결과는 암묵적으로 늘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징병제 반대 운동' 그룹에서는 다음과 같은 행동으로 저항을 했다.

한 명의 활동가가 검사 복장을 하고 실제 재판에 참석해 검사의 노릇을 그대로 수행했던 것이다! 검사로 위장한 그 활동가는 재판정에서 피고의 직업(당시 재판을 받던 완전거부자의 직업은 변호사였다)을 고려했을 때 16개월이 아닌 그 이상의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였지만, 그 자리에 있던 어느 누구도 이 검사의 '오버 액션'을 눈치채지 못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징병제 반대 운동'그룹은 몰래 촬영한 이 재판정의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고 이는 대부분의 노르웨이 시민들의 실소를 유발하였다.

위와 같은 사례는 문제제기 하고자 하는 상황을 비꼬아 보는 것이 가지는 파급력을 잘 보여준다. 당시 재판을 받던 한 완전거부자의 친구가 검사로 위장을 해서 더 가혹한 형벌을 줄 것을 주장했던 이와 같은 패러디가 완전거부자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기계적인 처벌만을 일삼던 사법부를 제대로 조롱한 셈이다. 이 사건이 벌어진 후 많은 언론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또한 이 패러디는 노르웨이 정부가 대외적으로 말하는 것과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 사이의 모순을 만천하에 폭로하는 결과를 낳았다. 당시 정치인들은 노르웨이가 민주주의 국가이며 따라서 정치적인 양심수들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신념 때문에 감옥에 가는 사람들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이와 같이 감옥에 보내지는 양심수들을 '수감자'가 아니라 '행형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기만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징병제 반대 운동' 그룹은 유머라는 수단을 통해 정부 스스로가 만들어낸 논리로 점철된 그들의 기만을 조롱하였고, 사람들은 이를 계기로 정부가 주장하는 논리의 앞뒤가 안 맞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여기서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이 사례는 특정한 맥락 속에서 유효할 수 있었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검사로 위장을 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다른 상황, 맥락에서 그대로 흉내냈다간 큰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민주주의 사회였던 노르웨이의 사례에서 논의를 옮겨서 이번에는 독재자 슬로보단 밀로세비치가 아직 정권을 잡고 있던 세르비아에서 2000년에 있었던 사례를 들어보겠다. 한번은 밀로세비치가 농업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전국에 있는 모든 가게와 공공장소에 모금함을 설치하고 사람들에게는 1 디나르(세르비아 화폐단위)씩을 기부해줄 것을 명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청년 그룹 '오트포(Otpot)'에서는 “'Smenu'를 위한 한푼”이라고 쓰여진 자신들만의 모금함을 만들어서 똑같이 설치를 했다. 세르비아 단어인 'Smenu'는 변화, 사임, 해고, 연금 혹은 숙청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트포' 는 자신들이 만든 모금함 옆에 밀로세비치 사진이 붙여진 통을 하나씩 메달아 놓고 사람들이 모금함에 돈을 넣으면 옆에 메달린 통을 한번씩 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다. 이와 같은 캠페인은 세르비아 곳곳에서 여러 번씩 반복되었는데, 한번은 자신들의 모금함에 문구를 써놓길 만약 밀로세비치의 정책 때문에 한푼도 못가진 사람들은 모금함 옆에 있는 통을 두번씩 치도록 하였다. 경찰이 이 통을 압수했을 때, '오트포'는 바로 보도자료를 내어서 경찰이 자신들의 통을 압수했으며 이로써 자신들의 모금이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고 밝혔다. 즉, '오트포' 자신들이 밀로세비치의 은퇴를 위한 충분한 돈을 모금했으며, 경찰은 그 돈을 밀로세비치에게 전달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바로 글 초반부에 언급했던 '딜레마'의 상황이다. 왜냐하면 이제 밀로세비치와 경찰은 어떠한 행동도 취하기가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만약 그 통을 압수하지 않고 다시 돌려준다면 자신들의 체면을 잃게 되는 셈이고, 그게 아니라 다른 어떤 조치를 취한다 하더라고 경찰 집단은 밀로세비치의 은퇴를 위해 모금된 돈을 직접 전달한다는 조롱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권이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이 게임에 한정해서는 그들이 진 셈이다.

아래의 코벤트리 대학 평화학 센터(the Centre for Peace and Reconciliation Studies) 웹사이트에 가면 유머와 비폭력의 관계에 대한 마이켄의 논문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the website of the Centre for Peace and Reconciliation Studies, Coventry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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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로버타 베이직(Roberta Bacic, 클렘 맥카트니Clem McCartney의 도움을 받았음)

들어가며

사람들이 시위를 벌이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보통은 우리가 반응하고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위를 하게 된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경험하고 지금 이 상황에 대해 반응하여 행동하고 저항하며 변화를 도모하게끔 자극을 준다. 우리 행동의 원동력인 이러한 현실은 우리 자신의 문제일수도 있지만 또한 타인의 문제일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행동들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우리는 운동의 결과로 우리 스스로의 힘을 배양하는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도 있지만, 거꾸로 우리 스스로를 좀먹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운동의 과정에서 맞닥뜨릴 예상치 못한 감정들과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활동의 과정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것들

활동을 통해 대외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알려낼 결심을 했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자신의 한계를 맞닥뜨리고 위험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막상 실제로 그러한 상황이 닥쳤을 때 우리는 보통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느낌들에 직면하게 된다. 불안정하고 불투명해보이는 상황에서 우리는 보통 체포에 대한, 혹은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부터 고문, 불법집회에서 연행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배신을 당하는 두려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두려움, 미지의 상황에 대한 두려움(만약 연행이 된다면 어떡하지?), 전화 위협이나 다른 사람에게 벌어진 일로부터 오는 두려움에 이르기까지. 활동의 과정에서 파생되는 이러한 감정들에 대해 우리는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든 혹은 잘 대처하기 위해서든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노하우를 알아야 한다. 자신감/동지애, 잘 준비된 트레이닝, 감정적인 준비/공유의 이 3요소는 이와 관련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준비할 필요가 있는 몇 가지 상황들

'''1. 두려움에 직면하기 '''

우리의 활동으로 인해 우리가 직면해야할 트라우마를 생각할 때 사람들은 곧잘 연행, 구속, 구타와 같은 신체적 폭력이나 다른 인권침해 사항들을 떠올리게 된다. 어떤 사회에서는 다른 사회보다 이러한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특히나 국가의 공권력이 폭력적으로 사용되는 곳에서 시위를 하는 것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공권력이 특별히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물론 사람들은 약간의 걱정과 불안 그리고 육체적으로 가해질 고통과 불편함에 대해 일정한 느낌을 갖는다. 그리고 이러한 종류의 감정들은 우리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 감정들을 무시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감정들을 대면했을 때 일반적으로 우리가 반응하는 방식들은 우리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든다. 예를 들어, 비폭력행동의 현장에서 급박하게 달려야 하는 상황이 닥쳤는데 다른 대처 방식에 대한 준비가 없이 단순히 사람들을 따라 뛰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의 규율은 순식간에 무너지게 되고 경찰은 이 때를 노려 공격을 해올 것이다. 따라서 모든 예측 가능한 상황에 대해 논리적, 그리고 감정적인 차원에서 준비를 하고 연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나 트레이닝 과정에서 두려움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연습하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두려움 극복하기 활동 참조.

2. 대중 앞에 나설 수 있는 힘

우리는 우리의 행동이 기존의 지배적인 여론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나와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과의 개인적인 대화에서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대중 앞에 서서 주장을 하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행동은 국가에 맞서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와 다른 의견을 가진 여론에 맞서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가 시위를 하는 이유는 기존의 사회 통념 혹은 주장에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해서 우리의 행동이 좀 더 쉽게 풀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사회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무언가를 위해 침묵의 증언자가 되어 서 있는 '위민인블랙(Women in Black)' 소속 활동가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증언자라는 형태의 행동은 이제 세르비아나 콜롬비아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도 출현하고 있다. 이 경우에 다른 동료와의 연대감은 특히나 더 중요성을 갖는데 왜냐하면 이러한 연대감은 우리가 내면에 지니고 있던 다른 감정들을 좀 더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 자신감이 넘쳐보이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그들이 인정하고 맞닥뜨려야만 하는 내면의 불안감들을 가지고 있다. 갈등상황 역할놀이 활동 참조.

'''3. 심리적 고통에 맞서는 연습 '''

다른 위험이나 결과들은 좀 더 감지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더욱더 우리를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 우리는 방관자들이나 공권력을 접하면서 때로는 조롱과 경멸, 굴욕감 혹은 짜증의 감정들에 맞닥뜨리게 된다. 여기서 다시 앞서 언급한 '위민인블랙'의 사례를 보자. 침묵의 증언자로서 활동가들이 서 있을 때 성난 대중들은 그녀들에게 침을 뱉거나 욕을 했지만 그녀들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일체의 대응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과정은 본인들에게 심리적으로 무척이나 견디기 힘든 일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트레이닝의 하나인 '롤 플레이'를 통해 우리는 앞으로 맞닥뜨릴 상황에서 겪게 될 감정들을 미리 경험하는 한편 나와 마주하게 될 상대의 느낌과 두려움도 이해할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 하자면, 비폭력행동에서 자신감과 함께 하는 사람들 사이의 연대감은 매우 중요한데 이러한 감정들은 실제 행동 이전에 리허설을 미리 해보는 과정에서 강화되기도 한다. 한편 우리 그룹이 맞닥뜨릴 좋지 않은 여론들은 앞서 기술했던 감정들보다는 좀 덜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이러한 여론은 당장 행동의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행동에 대해 왜곡 혹은 비방 보도를 하는 일부 언론 때문에 우리의 원래 의도나 동기가 잘 전달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와 같은 일련의 굴욕감이나 모욕감에 대해 스스로 준비를 잘 한다면 실제 맞닥뜨렸을 때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4. 상대 집단의 역할을 경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느낌들

종종 시위대들이 길거리 연극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 집단이 행하는 역할을 재현해야 할 때가 있는데 바로 이 때 상대 집단 역을 맡은 사람들은 굴욕감과 같은 예측하지 못한 감정에 휩싸일 수가 있다. 예를 들면 그 동안 많은 그룹들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사람과 그 곳을 지키는 경비대의 역할을 재현하는 길거리 연극을 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당사자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감정들에 사로잡히게 된 것이다. 이 연극에서 '수감자' 역을 맞은 사람은 정말로 자신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도 있고 한편 '경비대'역을 맞은 사람은 그 역에 너무 몰입해버린다거나 혹은 극도의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다. '수감자'역이든 '경비대'역이든 그 때 발생하는 감정들은 퍼포먼스를 하는 당사자들에게 결코 유쾌한 감정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에 참여자들은 미리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또 퍼포먼스가 끝난 뒤에는 서로의 감정을 털어놓고 공유하는 과정을 밟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사례는 공장식 농장에 항의하는 행동으로 활동가들이 자신들의 몸을 이용해 도살된 고기를 상징하는 시위를 했던 것을 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참여자들은 이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통해 해방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대신에 그들 스스로가 만든 상황에서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다.

'''5. 환멸 혹은 회의감 '''

가끔은 행동 현장에서보다 비폭력행동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행동이 끝난 후에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바로 우리의 행동이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처럼 보일 때 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2003년 2월 15일 일어난 대규모 이라크 전쟁 반대시위는 전쟁을 멈추지 못했다. 이 때 우리의 회의감은 강렬해진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현실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자각을 하면서 사기는 저하되었다. 그들은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 “과연 우리의 시위는 의미가 있었을까?” 이러한 회의감 때문에 그들은 그 다음에도 계속 있을 반전시위나 혹은 다른 행동들에 참여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환멸 또는 회의감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행동이 있을 때마다 끝나고 난 뒤 그 행동에 대해 서로 얘기를 나누고 평가를 하면서 이 행동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었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평가' 페이지 참조) 우리는 우리의 기대수준을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행동은 우리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지, 그 자체로 전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6. 상대 집단의 예상치 못한 환대에 대처하는 법 '''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안 좋게 끝난 상황도 문제지만, 한편으론 역설적이게도 상황이 긍정적이거나 성공적으로 보일 때에도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공권력이 우리의 예상과 다르게 매우 친절하게 대응을 하고 권력자들이 우리의 요구를 고려하고 수용할 것처럼 보일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우리는 삼엄한 대치상황만 준비했지 이처럼 예측과 다르게 상대쪽에서 너무나 쉽게 나와버릴 경우에 대해서는 미처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긴장 속에서 발산된 우리 몸 안의 아드레날린은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가 시스템을 좀 더 신뢰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지금 그들의 달콤한 말에 속아 넘아가고 있는 것인가? 우리의 운동은 보통 공권력의 강력한 대응에 맞서 더 단결하게 되고, 반대로 그러한 압제가 없으면 오히려 운동의 힘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앞서의 사례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분석하고 연습을 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실제로 그런 상황에 맞닥드렸을 때 우리는 좀 더 적절하게 반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7. 우리 안의 호전성이 강화될 때 대처하는 법

비폭력행동의 과정에서 상황이 격렬해지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상황을 다들 한번씩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와 같은 호전성은 단지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경찰들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내면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특히나 그들이 우리를 과격하게 대할 때 분노는 치밀어 오른다. 설령 우리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더라도 우리 안에 어느새 자리잡은 공격적인 감정은 우리 스스로를 불안하게 하고 시험에 들게 한다. 때로는 내가 아니라 다른 시위대들이 격렬하게 반응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적절하게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격렬해진 그들과 함꼐 할 것인지, 아니면 그 현장을 떠날 것인지, 아니면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면서 원래 계획대로의 행동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지만 이런 상황에선 여유롭게 고민할 시간이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상황들에 대해서도 미리 트레이닝의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현장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는 소통방식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의사결정' 및 '롤 플레잉' 활동 참조)

서로 다른 맥락에 대한 고려

북반구 지역에 한정해본다면, 우리는 보통 자유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국가 혹은 문화권 속에서 시위를 벌이게 될 것이다. 혹은 권위적인 체제 하에서 시위를 벌일 수도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해서 꼭 시위를 하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 국가 중에서 유독 시위대들에게 거칠게 대응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다른 요소들도 가능한 행동의 선택지나 한계를 논의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그 사회가 얼마나 개방되었는지의 문제를 생각해보자. 폐쇄적인 사회의 경우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데 왜냐하면 반체제인사들이 쥐도새도 모르게 제거될 수도 있고, 그에 대한 책임소재도 전혀 밝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나라에도 정부로부터 독립된 사법시스템을 통해 인권 침해와 같은 사건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한편 한 사회의 문화도 중요한 변수인데, 예컨대 어느 문화권에서는 국가권력에 순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혹은 어떤 사회에서는 근대화에 대한 압력이나 타국으로부터의 압력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이런 곳들에서는 시위나 데모가 국가에 대한 반역이나 파괴적인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

결론

우리가 비폭력행동의 과정에서 겪게 될 반응과 감정들에 대해 미리 잘 준비하고, 참여자들 사이의 신뢰감을 높이는 한편, 우리 행동이 가져올 결과들에 대해 분석하는 논의 과정을 거친다면,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싸움을 좀 더 지혜롭게 지속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목표하는 것들이 우리의 일생 안에 달성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만약 우리가 행동에서 맞닥뜨릴 문제들에 대해 잘 대비하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운동은 끝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용기를 잃고 포기를 하거나 혹은 이미 존재하는 주류적인 시위방식이나 무력의 사용처럼 비생산적인 시위방식을 택하게 될지도 모른다. 좀 더 효과적인 방식에 대한 고민없이 단지 머릿수만 따지는 시위를 계속하게 될 지도 모른다. 설령 다른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투쟁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지속하는 투사로 보일지 몰라도, 이러한 운동은 하는 것은 원래의 목표를 위해 쓰여져야 하는 우리의 아까운 에너지만 좀먹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무모하고 맹목적인 시위는 다른 사람들의 참여의지를 저하시킨다. 만약 우리가 불의에 맞서 행동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 스스로가 그 행동에 대해 잘 준비하는 것도 하나의 의무라고 본다. 그 준비란 다름이 아니라 우리가 행동의 과정에서 맞닥뜨릴 물리적인 위험성과 감정들의 반응에 대해 미리 준비하여 잘 대처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운동이 우리의 이상과 조화를 이루며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운동의 과정에서 즐겁게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평화에 기회를 열어두자. 우리의 이와 같은 행동은 예전부터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I-NRriHlL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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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을 기록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을 통해 사람들은 배울 수 있다. 우리가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의 비폭력캠페인들로부터 배워왔던 것처럼 우리의 투쟁과 이야기들을 기록하는 것은 다른 시공간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의 비폭력 사회 역량강화(Nonviolent Social Empowerment) 사례연구를 위해 만들어진 이 가이드는 개인적으로 혹은 그룹 차원에서 캠페인의 사례연구를 할 때 필요한 정보들을 알아내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이 가이드는 또한 캠페인을 조직할 때 우리가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들에 관해 상기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개관

캠페인의 유형 - 무엇이 이슈인가? 언제 시작하고 끝나는가? 지리적, (간략한) 역사적 맥락 참가자들 - 누구인가? (계급, 인종/민족, 젠더, 종교그룹, 나이, 성별, 능력, 기타 등등 분석) - 이것은 운동의 각 단계마다 달라지는가?  

연대표

시작점 두드러진 국면이 있었나? (캠페인) 확대의 특정한 순간이 있었나? 최정점은 무엇이었나? 다른 핵심 행사들은 무엇이었나?  

비폭력

폭력을 피하고자 하는 대중적인 관심이 있었는가? 비폭력에 대한 대중적 정책선언이 있었는가? 만약 그렇다면 거기서 비폭력의 의미는 무엇이었는가? 이것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가? 이것을 둘러싼 차이는 무엇이었는가? 비폭력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시도되었는가? 비폭력 트레이닝이 있었는가? 비폭력 가이드라인이 있었는가? 캠페인이 사회의 가치를 보다 비폭력을 향해 돌려놓았다고 보여지는가? 행동의 방식 혹은 조직 방법에 관해 영감을 주는 특정한 원천이 존재했는가?  

수단들

공식적 경로, 로비, 선거 과정, 헌법적 메커니즘에 어떤 수단들이 사용되었나? 그리고 그 영향은 어떠했나? 주요 언론을 어떻게 활용했나? 그것의 역할은 어떤 것이었고 어떤 영향을 가지고 있었나? 어떻게 단체들은 스스로의 언론 혹은 대안 언론을 개발하고 사용하려고 했는가?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가? 캠페인이 대안을 건설하려고 노력했는가? 그것은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졌는가 영구적인 것으로 여겨졌는가? 어떻게 되었는가? 운동의 문화 혹은 유대감을 건설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 사용되었는가? 그 효과는 어떠했는가? 전략으로서 협조 철회를 사용하였는가? 어떤 시점에서 사용하였는가? 어떤 효과가 있었는가? 캠페인이 목표로 하는 대상을 직접 방해하려는 시도를 하였는가? 어떤 시점에서? 어떤 초점을 가지고? 어떤 수준의 참여였는가? 어떤 효과가 있었는가? 전통적인 방식의 시위를 어떻게 사용하였는가? 어떻게 다른 방법들과 병행하였는가?  

조직

캠페인이 공식 체계에 대해 동의했는가? 어떤 비공식 체계가 중요한 역할을 했는가? 캠페인은 참여적 조직 체계 및 의사결정 구조를 갖는 것에 대해 고려했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훈련되었는가? 다른 그룹/운동들과 캠페인이 어떻게 관계를 맺었는가? 연대 형성의 중요성이 얼마만큼인가? 동맹에 대한 어떤 비판? 얼마만큼? 활동가들의 배움, 성장, 쉼, 지속가능한 실천에 대한 욕구들을 캠페인은 어떻게 제기해 왔는가? 안전에 대한 욕구와 참여에 대한 열망 사이의 가능한 모순을 캠페인은 어떻게 다뤘는가? 운동이 직면할 것으로 생각되었던 억압은 무엇이었나?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대비책은 무엇이었나? 캠페인이 명확한 기간 및 전술 개발 개념을 가지고 있었는가? 캠페인은 어떻게 고유의 자원(사람, 사회, 경제 등)을 개발했는가?  

목표 및 결과

최초의 목표는 무엇이었나? 그 목표들이 어떻게 진전되었는가? 왜? 그것이 참가자들의 능력강화를 목표로 하였나?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목표들이 틀을 잡아갔는가? 예를 들어 어떤 슬로건을 사용했는가? 목표들을 수정할 수 있는 융통성이 있었는가? 예를 들어 특정 행사에 대응하기 위해 혹은 이미 거둔 성공 위해 새로운 목표를 구축하기 위해? 지배하는 것으로부터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가진 권력을 쥐고 있는 기구가 어떻게 변화할 것을 기대했는가? 예를 들어 변환되거나 당신의 요구사항 중 일부를 수용하거나 해체되거나 사라지는 등. 어느 정도까지 목표들을 성취했는가? 장기, 중기, 단기 어떤 부작용이 있었는가? 긍정적 및 부정적 상대방이 현저하게 우리의 이상을 돕는 어떤 실수를 하지 않았는가?  

역량강화

모든 잘문들은 어떤 식으로든 역량 강화와 연결된다. 이 결론 부분은 얖의 몇몇 주제들로 돌아갈 것이나 이번에는 보다 그것에 초점을 맞춰 다루고자 한다. 답변들은 내 안의 권력, 다른 이들과 함께 하는 권력 및 어떤 것과 관련된 권력의 관점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누구의 역량이 강화되었는가? 혹은 될 것인가? (참여하고 책임을 나누고 솔선하고 행동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역량강화를 위해 기여한 것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트레이닝, 그룹의 자신감, 진술적 목표에 대한 성취 등) 운동의 각 시기별 경험이 역량강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역량강화가 되지 않았다고 느낀 참가자들은 어떤가? 역량강화의 전술들이 어떻게 논의/구성 되었는가? 개인적으로, 집단적으로, 사회적으로? 역량을 오히려 빼앗긴 참가자/그룹은 없는가? 어떻게 그리 되었나? 이것이 캠페인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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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샤프(Gene Sharp)는 198가지 비폭력 행동의 방법들을 연구하고 목록화하였고 이는 1973년 '비폭력 행동의 정치학(Politics of Nonviolent Action)'에 처음 소개되었다. 이 방법들은 3가지 개괄적인 범주로 나눌 수 있는데 '항의 및 설득(Protest and Persuasion)', '협력거부(Non-cooperation)', '비폭력적 중재(Nonviolent Intervention)'가 그것이다. 이것들은 더 나아가 몇 개의 절로 나뉘는데 자세한 목록은 위키 페이지 혹은 http://www.aeinstein.org 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항의 및 설득

시위 –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거리를 걸으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3년 2월 15일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처럼. 이 시위는 반전시위 사상 가장 규모가 컸던 것으로 전 세계 600여개 도시에서 진행되었고 런던에서만도 2백만 명의 사람들이 함께 했다.

서명운동 – 특정 정책에 반대하는 서명용지에 서명하기. 예를 들어, 이라크 전쟁 동안 미국과 영국에 스웨덴 무기 수출을 반대하는 서명.

  2. 협력거부

보이콧 – 그것을 판매하는 대상에게 불판을 보여주기 위해 물품이나 서비스의 구매를 거부하는 것. 예를 들어 아파르트헤이트 정권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 상품들에 대한 보이콧. 처음에는 개인들과 단체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물품들에 대한 보이콧을 시작했고 그 얼마 후 모든 국가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보이콧했다.

파업 – 일하기를 거부하는 것. 예를 들어 첫 번째 인티파다(1987년 시작된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운동) 기간 동안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인들을 위해 일하기를 거부하였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많은 돈을 잃었고 경제는 침체되었다.

정치적 협력거부 – 예를 들어 군복무를 거부하는 것.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은 병역거부를 원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단체 중의 하나이다.

협조를 거부하기 – 예를 들어 제2차 세계대전 중 노르웨이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나찌 커리큘럼을 따르기를 거부하였다. 그들은 불복종을 이유로 강제수용소로 보내졌으나 선생님들이 항복하지 않을 것임을 이해한 나찌에 의해 대부분이 다시 풀려났다.

  3. 중재

봉쇄 –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의 몸을 배치하는 것. 예를 들어 이스라엘 사람들과 국제연대 활동가들 팔레스타인 가옥을 부수려고 하는 이스라엘 불도저를 몸으로 가로막는 것.

예방을 위한 존재 – 분쟁지역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호하는 것. 예를 들어 멕시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콜롬비아의 평화감시자들(peace observer).

평화적 활동으로 전환하는 행동들 – 공개적으로 무기를 해제하고 기꺼이 형벌을 감수하는 것. 예를 들어 스코틀랜드의 트라이던트 핵잠수함을 무장해제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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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캠페인을 위한 핸드북 인쇄 버전 보기

운동의 진척정도를 분석하기 위한 도구

실케 크레우셀(Silke Kreusel) + 안드레아스 스펙(Andreas Speck)

활동가들은 운동이 잘 진척되어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을 때조차 종종 힘이 약화되는 것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결국 운동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를 이해하고 성공을 인지하는 것이 활동가들 및 단체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다. 1980년대 빌 모이어(Bill Moyer)에 의해 개발된 활동계획짜기(Movement Action Plan, MAP)는 이것을 위한 좋은 도구이다. 그것은 성공적인 운동의 여덟 가지 단계 및 필수적인 활동가들의 네 가지 역할을 묘사하고 있다.

전술적 가정들

활동계획짜기는 일곱 가지 전술적인 가정들에 기반하고 있다.

1. 사회 운동들은 과거 강력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리고 미래에서 강력하길 희망한다.

2. 사회 운동들은 사회의 중심이다.. 그것은 정의, 자유, 민주주의, 시민적 권리 등 사회의 가장 진보적인 가치들에 기반한다. 비록 그것이 국가 혹은 정부에 반대하지만 사회 운동은 단지 그것에 반대하기 위해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

3. 진짜 문제는 “사회 정의” 대 “기득권”이다.. 운동은 사회 정의를 위해 활동한다. 그리고 권력자들은 기득권을 대변한다.

4. 대전략은 참여민주주의를 증진하는 것이다. 진정한 민주주의의 결핍은 부정의 및 사회 문제의 주요 원인이다. 운동의 목표(터키에서 병역거부권, 영국에서 도로 건설을 중단케 하는 것 등)를 위해 싸울 때 참여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은 핵심이다.

5. 목표로 하는 지지층은 보통 시민들이다. 그들은 실권자들에게 동의함으로써 그들에게 힘을 준다. 사회 운동에서 중심 이슈는 현재의 국면을 지킬 수도 혹은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궁극의 권력을 가진 대다수 사람들의 지지를 두고 실권자들과 싸우는 것이다.

6. 성공은 장기적 과정이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 운동은 장기적인 하위목표들에서 성공을 거둘 필요가 있다.

7. 사회 운동들은 비폭력적이어야 한다.

사회 운동의 여덟 단계

운동은 이것을 모른 채 시작된다. 일상적인 활동, 첫 번째 단계에서 운동단체들의 주요 목표는 사람들이 생각하게 하는 것, 우리 사회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기존 절차의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다 (제2단계). 듣기, 법적 절차, 행정 절차에 참여 등등을 활용하라. 운동은 이러한 기관들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민들 편에 서지 않음을 증명해야 한다. 즉, 사람들이 스스로 행동해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이것은 사회 운동의 발전을 위한 성숙 조건으로 이어진다 (제3단계). 사람들은 듣기 시작하고 새로운 단체, 시민불복종 행동을 조직하여 문제를 극적으로 보이게끔 만들기 시작한다.

만약 운동이 숙제(새로운 그룹 조직, 네트워킹 및 연합체 건설)를 잘 한다면 어떤 계기가 되는 행사 이후 본격적인 활동착수 단계로 이동할 수 있다 (제4단계). 이것은 운동에 의해 조직(1974년 독일 뷜(Wyhl)의 건설현장 점거는 독일 반핵운동의 계기가 되었다)되거나 혹은 실권자들 덕분에 이뤄질 수도 있다. 계기가 되는 행사는 대규모 시위, 시민불복종 및 광범위한 언론의 관심으로 이어진다. 비록 운동이 대중들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다 할지라도 실권자들은 보통 이 단계에서 포기하지 않는다.

이것은 종종 많은 활동가들에 의해 실패의 자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제5단계). 행사에 사람들의 참여가 줄어들고 언론에서 이 운동을 부정적으로 다룸으로서 이러한 생각이 깊어진다.

하지만 동시에 운동은 다수의 마음 얻기 단계로 돌입한다 (제6단계). 현재까지 운동은 시위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이제는 해결책을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의 거의 4분의 3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이 단계에서는 어떤 변화인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권자들은 운동을 속이고 탄압을 강화하고 속임수(독일 정부는 현재 핵폐기물을 고어레벤(Gorleben) 대신 아우스(Ahaus) 지방으로 보내려 하고 있다. 6페이지 참조)를 사용하려 들 것이다. 운동은 속임수를 멈추고 대안적인 해결책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실질적인 성공은 장기적인 과정이자 종종 인지하기 어려운 과정이 되기도 한다 (제7단계). 운동의 임무는 단지 그것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것뿐만 아니라 패러다임의 변화, 즉 새로운 사고방식을 성취해야 한다. 에너지에 관한 우리의 사고방식이 변하지 않고 단지 핵발전소의 전원을 끄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방사능에서 이산화탄소로 이동시키는 것 이상이 되지 못한다 (어쨌든 이것도 성공이다). 몇몇 여성을 사무실에 고용하는 것은 가부장적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대립적인 투쟁을 통해서건 실권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힘이 약화되어서건) 승리한 이후 운동은 그들의 성공을 시행해야 한다. 성공의 강화 및 다른 투쟁으로의 이동은 이 단계 운동의 임무이다 (제8단계).

 

활동가들의 네 가지 역할

활동가들은 위 여덟 단계에서 각각 다른 많은 임무들을 갖는다. 한 가지 유형의 사람이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고 보통 네 가지 주요 유형의 활동가들로 분류할 수 있다. 운동이 성공하려면 이 모든 유형은 다 존재해야 하고 효과적으로 활동해야 한다.

반항아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 운동과 동일시하는 그런 유형의 활동가이다. 비폭력직접행동 및 공개적으로 “아니요(no)”라고 선언하는 것을 통해 반항아들은 문제를 정치적인 안건으로 만든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 스스로를 사회의 변방에 위치한 외로운 목소리로 위치짓고 군사적인 급진주의자로 행동하면서 효과적이지 않게 활동할 수 있다. 반항아들은 제3단계 및 4단계, 모든 계기가 되는 행사 이후에 중요하나 보통 제6단계 혹은 이후 성숙된 다른 운동들로 이동한다.

개혁가는 종종 운동에서 그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기존 절차의 실패를 증명하거나 혹은 대안적인 해결방안을 증진할 사람들이다. 다만 그들은 종종 (국가)기관들을 신뢰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고 혹은 운동의 성공을 강화하기에는 너무 작은 개혁을 제안하기도 한다.

시민은 운동이 그들의 주요한 지지층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들은 운동이 사회의 중심(고어레벤 시위에 참여했던 선생님, 의사 및 농부)에서 행동하며 탄압에 맞서 운동을 보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복무한다는 실권자들의 주장을 믿을 때 그들은 매우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사회변혁의 주도자는 네 번째 역할로 어떤 운동에서건 핵심적인 역할이다. 그들은 교육을 증진하고 사회의 다수를 설득한다. 그들은 풀뿌리 네트워크를 조직하며 장기 전술을 촉진한다. 유토피아적 비전을 고취하거나 단 하나의 접근법을 지지하는 것으로 이들 역시 효과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그들은 또한 개인적인 문제 및 활동가들의 욕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자 이젠?

사회 운동은 복잡한 현상이다. 그것은 지도(map) 속 도로처럼 활동계획짜기(MAP)를 정확히 따라가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의 운동의 단계를 확인할 수 있고 성공을 인식하고 미래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어떤 활동가 유형이 많은 도움이 되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만약 길을 잃었다면 지도(MAP, 활동계획짜기)를 보라!

 

원본은 피스뉴스(Peace News) 1998년 3월 제2423호

목차로 돌아가기

이 글에 제시된 여러 과정과 기술들은 수백 수천의 대규모 모임에서도 다수결 혹은 위계질서에 기대거나 대표들끼리 알아서 결정하는 방식 말고도 민주적/수평적/참여적인 방식으로 구성원 간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증명한다.

여기 나오는 방법들은 지난 30여년간 펼쳐진 다양한 풀뿌리 운동들의 경험에서 얻은 것들이다. 특히나 대규모 시민불복종 행동을 진행한 조직들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이 글에서는 규모가 큰 모임에서 합의적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대변인회의 방법의 요점과 활용법 그리고 변형사례들을 소개할 것이다. 이 방법과 기술을 소개하는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대변인회의 방법을 처음 접했을 때 직면하는 몇 가지 어려움들을 예상해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요령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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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로 돌아가기

이 글에서는 집단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의 몇 가지 측면들을 다룬다. 동아리(Affinity Group) 개념을 소개하고 집단의사결정 과정을 들여다보며 합의를 도모하는 의사결정 과정의 원리와 진행과정을 보여준 뒤에 마지막으로 행동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역할들을 살펴볼 것이다.

 

들어가며

 

어느 비폭력 운동에서나 제기되는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바로 비폭력 행동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1976년 미국 뉴햄프셔 씨브룩 핵발전소 점거 행동('씨브룩—바일—마르코샤임' 장을 참고하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후 서구의 많은 비폭력 운동 진영들은 비폭력행동의 준비과정에서 만장일치의 의사결정과정을 연계한 동아리 모델을 선호해왔다. 이 장에서는 이 동아리 모델에 대한 설명이 주요하게 다뤄진다.

 

동아리

'동아리'는 5명에서 15명 사이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소집단을 의미한다. 비폭력행동에서 의미하는 동아리는 단지 서로에 대한 친교 뿐만 아니라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이를 바탕으로 비폭력행동에 참여하는(혹은 참여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지지해줄 수 있는 그룹을 뜻한다. 동아리나 대변인회의(spokes council) 안에서는 상명하달식 의사소통 구조를 지양하고 의사결정 및 조직의 과정에서 동등한 참여를 추구하며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받아 창의적인 직접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권은 동아리 내의 사람들 모두로부터 도출되며 따라서 탈중심화되고 비(非)위계적인 의사사결정이 가능해진다. 동아리 모델은 1997년 미국 시애틀에서 대규모로 발생했던 반(反)세계화 행동에서 큰 역할을 발휘한 바 있고, 1970년대 초반부터 벌어졌던 유럽과 북미에서의 반(反)핵 시위나 그 밖의 다른 지역에서 펼쳐진 크고 작은 다양한 비폭력행동들에서 유용하게 활용되어 왔다.

 

누구와 함께 동아리를 구성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간단한 대답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 특정 사안에 대해 동일한 입장을 가지고 있고 그 입장을 드러내기 위한 행동 수단에 대해서도 동의를 하는 사람들이 바로 동아리를 함께 구성할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미나에서 만난 사람들이거나 같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고 아니면 같이 어울리는 사람들이거나 같이 사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단지 우리를 함께 하게 만든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 이상으로 서로 공유하는 것이 존재하고 또한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관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동아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측면 중의 하나는 각자가 지향하는 운동관이나 행동에 있어 선호하는 서로의 방식들에 대해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특정 사안이나 행동방식에 대한 토론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예컨대 워크숍에 함께 참여하여 활동과 관련한 트레이닝을 경험해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또는 상대집단이나 경찰의 반대집회, 허위사실유포, 프락치파견 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준비해보는 것도 서로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개인과 집단 각각의 수준에서 이 행동/운동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계획된 행동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은 무엇이 있을지, 반대로 자신이 다른 구성원을 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지를 논의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행동의 수위나 집중의 정도, 관계의 깊이, 어느 정도의 비폭력을 택할 것인지, 연행에 대한 각오의 수준, 어느 시점에서 행동에서 빠질 것인지, 각자의 정치적인 견해, 행동 방식 등처럼 행동에 있어 기본적인 몇몇 사안들에 대한 합의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집단 내 상호작용 과정들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든 워크숍 내에서든 아니면 한 단체 안에서든 집단 차원의 활동은 사회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측면 중의 하나이며 또한 사회 변혁을 위한 과정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새로운 변화를 위한 활동을 수행함에 있어 효과적이고 만족스러우며 민주적인 방식을 계발하고 공유하며 실행에 옮기는 것은 그만큼 중요성을 갖는다.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의사결정구조를 없애는 것은 민주적인 집단의 특징 중의 하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곧 모든 틀거리를 없애버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상적인 집단은 집단 내의 창의성과 상호 간의 교감이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잘 조율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내면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도 비폭력이 발현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같은 목표는 구성원들이 지혜롭게 그리고 책임감 있게 참여하고 협력을 할 때 달성될 수 있다.

 

합의/기본 규칙들

아무리 비공식적이고 구성원 모두가 편하게 참여하는 집단이라 할지라도 구성원 서로 간의 기본적인 약속들을 만드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약속이나 규칙을 만들어 놓는 것은 앞으로 전개될 집단 활동을 돕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예컨대 어떤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이미 만들어 놓은 약속들은 논의를 전개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 물론 이 약속의 내용들은 추후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상황에 맞게 변경될 수도 있다. 그룹 내의 약속은 구성원들이 직접 결정하고 합의를 한다. 약속의 구체적인 예로는 제 시간에 회의 시작하기,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기, 합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하기, 돌아가며 활동을 진행하기,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발언 기회를 갖기, 다른 사람 주장을 탓하지 않기, 비밀을 존중하기, 다른 질문을 가로막거나 폄하하지 말기, 말대꾸 안하기, 남에게 특정한 행동을 강요하지 않기 등이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기본적인 규칙들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사회자가 이런 약속들을 먼저 제시한 뒤에 구성원들이 거기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계약'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갖는 것은 늘 중요하다.

위에 예로 제시된 약속 들 중에서 어떤 용어의 의미에 대해 명확한 규정과 합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비밀성'에 대한 부분이다. 비밀을 지켜준다는 것이 워크숍 과정에서 서로 아무 것도 공유하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특정 구성원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 대략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도 아니면 단지 특정 구성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애매할 수 있다. 워크숍이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경우이거나 특정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과열될 때, 그리고 집단 안에 트레이닝 경험이 적은 사람이 존재한다거나 혹은 민감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약속 하나하나의 의미를 규정하고 합의하는 데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될 것이다. ('비폭력의 원칙들' 장을 참고하라).

 

회의 조율

동아리에서는 보통 매 논의 때마다 사회자를 정해서 그 논의가 원래 계획된 방향과 주제에 맞추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 사회자는 구성원들이 보통 돌아가면서 맡는다. 사회자는 논의의 주제들이 정해진 시간 안에 잘 전개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쓴다거나 필요할 때는 새로운 계획이나 결정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사회자는 그룹 전체의 결정을 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룹 내에서의 논의가 앞으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적절한 타이밍에 이런 저런 제안을 하는 사람이다. 이를 통해 사회자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논의에 임할 수 있도록 일깨워준다.

논의나 회의 진행 과정에서는 사회자의 책임감이 그 집단이나 작업에 한정되는 것이지 구성원 개개인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논의의 진행을 맡은 사람은 논의의 원활한 전개에 신경써야 하는 부담감을 한층 크게 느낄 것이다. 여기서 다뤄진 이 주제와 관련하여 더 많은 논의들은 베릿 레이키가 쓴 글 '모임 조율-왕도는 없다'('Meeting Facilitation—The No-Magic Method', http://www.reclaiming.org/resources/consensus/blakey.html)'나 이 책의 3장 '트레이닝 조직 및 진행의 과제 및 수단들(Tasks and Tools for Organising and Facilitating Trainings)'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룹 미팅에서의 특별한 역할

('Tri-denting It Handbook' 제 3판에서 인용됨, http://tridentploughshares.org/article1072#p26)

그룹 내의 여러 역할들을 돌아가며 맡아보는 것은 그 그룹이 보여주는 특성의 여러가지 측면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더 나아가 그 그룹의 역동성을 높여준다. 그룹 내에는 회의 진행자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 그룹 활동이 원활이 굴러가도록 돕는 다양한 역할들이 존재한다. 아래 제시된 특별한 역할들은 큰 그룹에서의 경우이거나 혹은 특정한 주제에 대한 논의과정을 좀 더 효과적으로 만들고자 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진행자를 돕는 보조진행자 각 구성원들이 논의 과정을 따라가고 공유하는 것을 촉진하기 위해 논의 사항들을 필기하는 사람. 논의 중간중간에 앞으로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사람.

만약 그룹 내에서 계속해서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논의 과정에서 특정 인물들이 논의를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거나 남을 주눅들게 하는 말하는 방식, 기싸움, 인종/젠더/계급/나이에 의한 차별이 존재할 때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언급을 하고 환기를 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을 둘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예로는 그룹 내 구성원들의 감정선이나 비언어적 소통들(예를 들어 갈등을 촉발할 수 있는 행동들), 집중도와 같은 것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언급을 하고 이를 통해 어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그룹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이 있다.

 

실제 행동의 과정에서의 역할들

동아리 내에서 실제 행동의 과정에서 어떤 역할들이 필요할지를 논의하고 각자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를 정한다. 여러가지 지원의 역할들은 행동의 성공과 참여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이 안내서에 제시된 역할의 예시('행동 준비단계에서부터 행동 이후까지의 역할 분담' 장을 보라)들이 비록 일반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것이긴 하지만 모든 행동에서 교본처럼 받아들여져서는 안 될 것이다. 행동의 성격과 종류에 따라 필요한 역할들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그룹들은 자신들의 행동 과정에서 필요하게 될 역할들을 생각해보고 이 역할들이 행동과정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을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때로는 한 사람이 한 가지 이상의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예컨대 경찰폭력 감시자는 구급대원이 될 수도 있고 경찰과 협상을 담당하거나 기자들을 상대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모든 필요한 역할들이 적절하게 잘 배치하여 준비하는 것이며 트레이닝 과정에서 미리 자신이 맡은 역할의 범위와 수준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자신이 수행할 수 없는 역할은 담당하지 말아야 한다. (출처: http://www.scotland4peace.org/Peace%20Education/Handout%20Six%20-%20Roles,%20Safety%20and%20Afinity%20Groups.pdf)

 

연습

성숙한 그룹과정의 징후들: 자발적이고 정치적인 공동체 그룹의 이상적인 모델 체크리스트. 과제 및 지속: 무엇이 그룹을 움직이는가?: 이 방법은 그룹이 활동을 만드는 데 있어 다양한 역할, 즉 서로 다른 리더쉽 기술들에 대해 빠르고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서는 과제/지속의 이론에 대해 상당히 잘 내재화하고 있는 촉진자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떤 사람으로부터의 어떤 지적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신속히 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촉진자 회의: 이 장에는 촉진자 회의에 관한 정보와 조언이 담겨져 있어 더욱 가치가 있다.  

의사결정

 

Decision2

비폭력운동, 특히나 비폭력(직접)행동의 과정에서는 의사결정과정에 대해 특별히 다룰 필요가 있다. 비폭력은 폭력의 부재 그 이상을 의미한다. 비폭력은 의사결정 방식 그리고 구성원간의 역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집단 내에서 새로운 형태의 지배가 생겨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과정과 방식에 대한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과정은 모든 구성원들의 참여와 의견표출을 독려하며, 합의된 결정을 지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두의 합의에 의해 도출된 결정은 훨씬 더 강력한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과정은 많은 다양한 그룹 들에서 사용될 수 있고, 특히나 비폭력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그룹에서 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1차적으로는 합의과정을 시도해보고 적정한 시간 안에 합의가 안 될 경우에는 투표를 하는 식의 변형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변형은 소규모의 동아리에서는 대개 필요하지 않다.

미국의 여성주의 작가이자 비폭력 촉진자인 스타호크( Starhawk)는 1980년대 영국 그린햄커먼에서 있었던 여성평화캠프에 참여하고 나서 문화충격을 받았다. “진행자, 논의주제, 계획, 틀에 맞춘 진행과정 등을 포함하는 우리(미국) 서부연안 스타일의 의사결정방식과는 달리 그녀들의 회의는 어떠한 틀도 없어 보였다. (중략) 나는 형식성에 구애받지 않는 논의 과정 속에서 짜릿하고 달콤한 해방감을 느꼈다. 돌이켜보니 내가 그 동안 경험해왔던 의사결정과정은 과도하게 통제의 기제들이 사용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중략) 물론 동시에 그린햄 스타일의 의사결정과정에도 몇몇 약점들이 있다. 말보다는 행동을 선호하는 이 그룹은 좀 더 극단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논의과정에서 적절한 조율이 없다보니 자연스레 목소리 큰 여성들이 회의를 장악하게 되고, 두려움이나 걱정 혹은 다른 계획들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모습이 보였다. 각각의 그룹은 자신들이 처한 특수한 환경에 잘 들어맞는 의사결정과정을 계발할 필요가 있다. 치밀한 계획과 예측불가능한 것들 사이의 균형, 공식적인 회의와 좀 더 자유로운 수다 사이의 조화를 모색하는 것은 그룹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변화를 가져다 준다. 어느 누구도 그 자신이 모든 그룹에서 활동할 수는 없다.” (Starhawk, Truth or Dare : Encounters with Power, Authority and Mystery. [Harper Collins 1987]).

계속해서 제시될 내용들은 대부분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에 관한 것들이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스타호크가 지적한, 합의도출과정을 사용해서는 안 되는 상황들을 짚고 넘어가보자 : 1) 구성원들의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없을 때(예, 구성원들이 성원들 간의 유대감보다는 개인적인 욕구들을 더 중요시 여길 때 합의를 도출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2)좋은 선택지가 보이지 않을 때(예, 총살과 사형 둘 중의 하나를 골라야 할 때), 3) 공권력과 대치상황에서 무언가 터지기 직전일 때(이 때는 임시적인 리더 한 명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게 현명한 처사일 수 있다), 4) 논의 주제가 사소한 것일 때('동전 던지기'로 해결할 수 있을 때), 5) 논의를 위한 충분한 배경정보를 갖고 있지 않을 때.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은 하나의 과정이다

'합의'는 그룹 성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하나의 집단 의사결정과정이다. 이는 경청과 존중, 참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합의의 목적은 모두의 이의가 없고 최종적으로 도출된 내용에 대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데 있다. 모두로부터의 이의가 없다는 것이 최종 결과물에 대해 모든 사람들의 완벽하게 만족하거나 동의를 했다는 것을 꼭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 완벽한 만족이나 만장일치는 드물게 이루어진다.

다수결은 그룹 내에서의 기싸움을 불러올 수도 있다.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사람들은 그룹의 결정을 존중하려기 보다는 다수의 결정과 경쟁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때 성원들은 자신의 영특한 두뇌를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데에 활용을 한다. 이에 반해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그룹 내의 창의성, 통찰력, 경험, 다양한 관점들이 뒤섞여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사람들 사이의 차이는 더 깊은 질문과 지혜를 자극한다.

자, 그렇다면 상호협력적인 의사결정은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가? 이 과정에서는 모든 성원들의 의견, 생각, 입장에 대한 보류 같은 것들이 모두 경청되고 논의된다. 그리고 모든 사람의 생각들이 결정에 반영된다. 이와 같은 열린 논의 과정은 성원들이 참여하게 될 비폭력행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합의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구성원 각각이 공통된 합의를 도출해내기 위해 몰두한다는 점에서 '합의'는 매우 역동적이다. 한편으론 매우 힘든 작업일 수 있는데, '내 생각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는 각자의 생각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과정은 더 나은 결정을 도울 뿐 아니라, 구성원 사이의 신뢰와 유대감도 강화하는 기제가 된다. '합의'는 단순한 투표가 아니라 계속해서 진행되는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합의에 대한 입장들

우리의 목표가 만장일치의 결정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기에 합의과정에서는 제안에 완벽하게는 동의하지 못하는 성원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만 한다. 자신이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나 반대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집단 전체가 고려를 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구성원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결정을 지지할 것이다. 만약 특정한 제안에 대해 기계적인 찬성과 반대 혹은 기권의 의사밖에 표출될 수 없다면 그 의사결정과정은 이상적인 합의과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의사결정과정에서는 다음처럼 크게 다섯 가지의 입장들이 존재할 수 있다.

완전한 동의 약간의 의문은 들지만 결정에 지지는 할 수 있는. (지지) 상당한 의문이 들지만 결정을 받아들 일 수는 있는. (수용) 반대하지만 함께 할수는 있는. (관용) 결코 함께 할 수 없으며 그룹이 이 결정을 실행하는 것도 가로막을 것임.

만약 많은 성원들이 지지하지 않거나 혹은 수용하지 않거나 심지어 완전한 반대를 한다면, 그 합의의 의미는 반감될 것이며 행동의 결과 역시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간에 집단 구성원들이 자신이 주저스러운 부분이나 반대하는 지점을 자유롭게 드러내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견을 표출하는 것은 원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한다거나 혹은 특정한 부분에 대한 의미를 재확인하고 명확히 물어보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동시에 완전한 찬성의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논의 과정에서 자신이 입장이 위에 제시된 나머지 네 가지의 입장 중 어디에 속하는 것인지 점검해야 한다.

때로는 한 개인이 강한 반대나 이견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한편으론 다른 대부분의 멤버들이 지지하는 결정에 함꼐 참여하고 동의하는 일이 가능하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도 의사결정과정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측면 중의 하나이다. 반대의견을 표명하는 것과 의사결정과정 자체를 방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행위이다. 이견을 표출하는 것 또한 논의과정의 일부에 해당하는 행위이다.

 

합의에 반대하는 것

합의를 가로막는 한 개인의 의견은 결코 가볍게 치부되어선 안 된다. 만약 대다수의 동의를 얻은 한 결정을 어느 누군가가 가로막는다면, 그/녀는 지금 자신이 그 결정이 틀린 결정이라고 믿고 있으며 따라서 그 결정된 사항이 앞으로 진행되는 것도 막을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논의의 결과 하나의 공통된 합의에 도달했는데 어느 한 사람이 혹은 몇몇 사람들이 강한 반대를 하며 그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면, 이들은 다음과 같은 의견 중 하나를 가진 사람들이다.

이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거나 비윤리적이거나 비인간적인 결정이다. 어찌됐든 난 이 결정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고 또한 이 결정이 앞으로 실행되는 것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막아서기) 난 이 결정에 철저히 반대를 하는 입장이고, 더 이상 이 그룹과 함께 활동할 수가 없다. (그룹 탈퇴)

만약 강한 반대의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 반대하는 결정을 이제 가로막기로 결심을 했다면, 이 때 중요한 것은 조심스럽고 명확하게 자신의 반대 이유와 결정을 가로막고자 하는 이유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실제론 이와 같은 반대의사 표명의 경우에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도 있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른 제안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왜 반대하는지 그리고 그들과 자신 사이의 이견이 되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경우에서이든 이견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반대논리나 걱정이 되는 부분을 재검토 해보고 이를 통해 자신이 한발짝 물러서서 다만 반대만 할 뿐 집단이 계속해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는 없는지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논의 내용을 기록하기

합의가 이뤄진 뒤에는 '완전한 동의'의 입장을 취하지 않았던 구성원들의 걱정이나 꺼려지는 부분 혹은 반대하는 부분에 대한 코멘트를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때 논의되는 그들의 의견을 속기록에 적어 놓는 것은 그 그룹이 집단 내 존재하는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후 계속될 논의과정에서 구성원 전체가 이견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수의 의견들을 진지하게 잘 반영하는 것은 이후 있을 행동들에서 구성원간의 접속력을 높일 수 있다.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힘든 경우

집단 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결정을 내리기 위한 충분한 정보들이 없어서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논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일까? 결정을 연기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모두들 새로운 제안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일까? 그럼 소규모의 위원회라도 꾸려서 거기서 몇가지 대안들을 구상해보는 것이 나을까?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들

그간의 많은 활동들은 합의를 만들어 내기 위한 방식과 틀거리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몇 가지 중요한 조건들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공통의 목표와 관심: 한 그룹 안의 구성원들은 하나의 공통된 목표나 공통된 관심을 공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행동에 관한 것이든 아니면 자치나 마을정화에 관한 것이든 간에 말이다. 그룹의 대략적인 목표를 명확히 규정하고 적어놓는 것은 매우 유용할 것이다. 합의의 과정에서 논의가 봉착에 빠졌을 때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구성원들이 공유했던 그룹의 목표를 상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은 공통의 목표나 관심을 우선적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성원들의 참여과 인내, 의지를 필요로 한다. 합의도출 과정에서의 참여: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참여의욕들이 높을 수록 더 나은 결정이 도출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 다수결로 해결할 것을 제안한다거나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어"라는 식의 찬물을 끼얹는 발언들은 의사결정과정을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다. 충분한 시간 : 이와 같은 의사결정과정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합의를 도출해내는 과정에 익숙해지고 능숙해질수록 의사결정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단축될 것이다. 만약 집단 안에서 서로 갈리는 입장들이 발생한다면 이는 자연스레 더 긴 논의시간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명확한 논의과정과 원칙설정 : 특정한 논의 주제가 제기되었을 때에는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규정해 놓자.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본 회의 시작 전에 합의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한 명 혹은 그 이상의 진행자들을 지정해 놓는 방법을 사용한다.  

합의를 도출해내는 과정

논의에서 다뤄질 주제들이 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무엇에 대해 결정할 것인지도 명확하게 공유가 되어야 한다. 서로 다른 의견들이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두에게 발언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서로의 동의 하에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발언 기회나 발언 시간을 제한하는 규칙을 둘 수도 있다. 이는 모든 구성원들이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논의과정은 적극적인 경청과 내용의 공유과정을 포함한다. 반복해서 제기되는 문제의식이나 정보들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공유되어야 한다.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의 목소리에 대해서 단지 듣고 끝낼 것이 아니라 논의과정에서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논의과정에서 서로의 견해 차들이 잘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 회의 진행자는 논의 과정에서 동의의 지점들과 이견이 발생하는 지점들을 명확히 규정을 해줌으로써 성원들의 좀 더 진전된 논의를 도울 것이다. 진행자는 논의 사이사이에 그간의 논의내용들을 정리하고 환기시킴으로써 논의를 효과적으로 지속시킬 수 있다. 이는 중간중간에 다른 의견은 없는지 물어본다거나 구성원들이 현재 어느 입장들에 서있는지는 확인하는 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논의에서 제기된 아이디어들과 방안들은 그룹 전체에서 공유되어야 한다. 논의를 통해 도출된 결정은 그룹 전체에 속하는 것이므로 성원들은 책임을 나눠가질 필요가 있다.  

합의도출의 실제적인 단계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에는 수많은 모델들이 있다(오른쪽 순서도 참조). 다음에 제시된 기본적인 절차들은 평화활동가들을 위한 매거진 <평화뉴스>(1988년 6월호, www.peacenews.info)에서 빌려온 것이다.

1. 우리가 결정하게 될 사안이나 특정한 문제는 명확히 정의되고 언어로 표현되어야 한다. 이는 논의과정에서 다뤄지는 문제나질문들이 다른 사안과 섞이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다. 2. 가능한 결정 혹은 대안들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해보자. 이 때 나오는 얘기들은 사소한 것들까지도 모두 다 받아 적어 놓자. 떠오르는 생각들은 바로바로 내뱉자. 3. 질문이나 명확한 의미규정의 여지들을 늘 남겨놓자. 4.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온 다양한 선택지들에 대해서 논의를 하면서 지울 것은 지우고 수정할 것은 수정을 해서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어떤 것들이 마음에 드는지를 생각해보면서 말이다. 5. 선택된 제안(들)을 받아적어서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 (때로는 소규모로 모둠을 분화해서 각각의 모둠이 하나의 제안씩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적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6. 각각의 제안들에 대해 찬반지점들을 논의해보고, 구성원 각각이 어떤 제안에서든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하자. 7. 만약 큰 반대의견이 있을 경우 6번 단계로 돌아가자.(이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때로는 4번 단계로 돌아가야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8. 큰 반대의견이 없다면 이제 채택된 제안들에 대한 동의를 묻는 과정을 갖는다. 9. 작은 반대의견들을 존중하고 이를 반영하여 수정안을 만든다. 10. 계속되는 논의. 11. 최종적인 합의 여부 체크.

특히나 논쟁적인 주제에 대한 의사결정의 경우에는 논의 중간중간에 쟁점에 대한 각 성원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간단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는 성원들의 최종적인 견해를 묻는 것이 아니라 단지 지금 현재 어느 입장에 서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손가락을 이용하여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다. 예컨대 손가락 다섯 개는 완전한 동의, 네 개는 '지지', 세 개는 '수용', 두 개는 '관용', 한 개는 반대 그리고 주먹을 쥐는 것은 반대를 넘어 이 제안을 막아설 것을 의미하는 식으로 말이다. (합의 도출과정에 대한 연습을 위해서는 '의사결정' 장을 참조하라)

 

집단들 사이에서의 의사결정: 대변인회의

위에 제시된 의사결정모델은 한 그룹 안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규모가 큰 비폭력행동의 경우 여러 동아리 사이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한 가지 방법은 바로 대변인회의를 갖는 것이다. 동아리.

 

대변인회의는 여러 그룹들이 서로 모여 함께 결정을 만들고자 할 때 활용될 수 있다. 대변인회의에서는 각 집단에서 파견된 대변인들이 모여 논의를 하고 합의를 도모한다. 각각의 그룹은 그들이 파견한 '대변인'을 통해서 의사를 전달하고 전달받는다. 대변인의 능력은 그/녀가 속한 그룹의 역량에 따라 좌우된다. 특정 사안에 대한 논의나 결정이 이루어기 전에는 대변인이 그룹 멤버들과 함께 논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대변인회의를 활용하는 의사결정의 대략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주의: 1단계와 2단계는 각각의 동아리 안에서도 미리 이루어질 수 있다)

1. 전체 그룹 (각 동아리의 모든 구성원들): 논의주제를 소개하고 필요한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 2. 대변인회의와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설명을 한다. 3. 소그룹(동아리)을 구성한다. 이 과정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랜덤으로 짤 수도 있고, 아니면 이미 존재하는 동아리를 그대로 가져갈 수도 있다. 혹은 각자가 사는 지역이나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4. 소규모 그룹 안에서 사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다. 아이디어를 모으고 찬반의견을 표시하는 과정을 거친 뒤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제안을 도출해낸다. 5. 각각의 동아리에서는 대변인(대변인회의에서 그룹의 의견을 전달할 사람)를 한 명 정한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동아리는 대변인이 양 쪽의 논의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만 할 것인지 아니면 대변인회의에서 자신의 그룹과 관련한 결정권도 가질 것인지를 결정한다. 6. 각 동아리의 대변인들이 모두 모인다. 각 대변인들은 돌아가면서 자신이 속한 그룹의 입장을 설명한다. 그리고 나서 논의를 통해 각 그룹의 제안들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하나의 아이디어로 통합한다. 이 과정에서 대변인들은 중간에 잠시 회의를 멈추고 자신의 그룹 성원들에게 돌아가 특정한 문구나 표현의 명확한 의미를 확인하거나 수정된 제안을 보고한 뒤 그에 대한 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게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대변인회의에서 각 대변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없으며 자신이 속한 그룹의 의견만을 말할 수 있다. 7. 대변인회의에서 일단 한 가지 혹은 여러 가지의 가능한 대안들이 제안이 되면 대변인들은 그 제안을 들고 자신의 그룹으로 돌아가 다시 논의를 진행한다. 구성원들은 그 제안에 대해 찬반의 의견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수정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8. 대변인들은 다시 대변인회의에 모여 각각의 그룹에서 논의된 내용을 확인한다. 만약 어느 한 그룹에서라도 원 제안에 반대를 했다면 앞서의 논의과정들을 다시 반복한다. 즉, 소그룹회의와 대변인회의를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9. 소그룹에서는 대변인 역할을 하는 사람을 교체하면서 다른 성원들에게도 대변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수도 있다. (대변인회의의 활용에 관한 연습을 위해서는 '의사결정' 장을 보라.)

 

실습 자료들 출처

소그룹을 위한 합의: 소개 및 진행표 합의적 의사결정  

기존 사례들이 주는 교훈

지난 30여년간 '동아리 모델'과 '합의적 의사결정 과정'은 1970년대의 핵발전소 반대 운동이나(씨브룩, 뉴 햄프셔, 미국, 스코틀랜드), 1980-90년대 독일에서 펼쳐졌던 원자력 반대 및 무장해제 운동, 1999년 미국 씨애틀과 워싱턴에서 있었던 반세계화 운동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비폭력행동들에서 널리 활용되었다. '동아리/대변인회의/합의적 의사결정'이 활용된 몇몇 대규모 비폭력행동에서는 참여자들의 숫자가 2,000명 혹은 그 이상을 넘어선 적도 있었다. (1996년 미국 씨브룩에서의 경우나 1997년 독일 웬드랜드에서 있었던 핵폐기물 수송 반대운동의 사례, http://www.castor.de/diskus/gruppen/x1000mal/5rundbri.html#Auswertung%20des%20SprechenInnenrates를 보라). 이와 같은 많은 사례들은 그간의 주류적이던 정치적인 환경이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즉, 비폭력 행동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탈권력, 탈중심적인 운동방식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대규모 사람들이 참여하는 행동을 조직하고자 하는 집단에게는 앞서 제시된 비폭력행동의 사례들이 좋은 본보기 역할을 할 것이다.

장기간에 걸쳐 활동을 하는 동아리는 별로 흔치 않다. 독일 반핵운동인 '함께하는 수천의 사람들(X-thousands in the way)'의 예를 보면 이 운동에서 장기간에 걸쳐 존재하는 동아리는 거의 없다. 물론 몇몇 그룹은 여전히 존재하면서 주요한 역할들을 담담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많은 활동가들은 이 운동에 개인적으로 참여하거나 아니면 행사 현장에 도착하여 그 자리에서 동아리를 구성한다. 그러므로 서로 친분을 트고 하나의 새로운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행동을 실행하는 것이 가능해지기까지는 단지 하루나 이틀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심지어 이 새로운 커뮤니티는 단지 예전부터 이 운동에 열심히 발을 담그고 있던 활동가들에 새로운 얼굴들이 몇 명 더 추가된 정도일 때가 많다. 대부분의 활동가들은 특별한 준비 없이 즉각적으로 참여를 하게 되며, 비폭력행동의 준비 과정은 이러한 배경들이 행동의 제약요소로 작동하지 않게끔 설계되어야 한다. (요켄 슈타이(Jochen Stay), '대규모 시민불복종을 위한 전제조건과 사회-정치적 요소들', 부러진총(The Broken Rifle) 제69호, 2006년 3월: http://wri-irg.org/pdf/br69-en.pdf). 새로운 활동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고자 하는 것이 행사의 목적 중의 하나일 때 앞서의 모델은 효과적이다. 이 때 준비되는 행동은 대개는 위험도가 높지 않으며 대중적으로 홍보가 이루어진 행동이다.

또 다른 옵션은 각각의 소규모 동아리들이 각자 행동을 계획한 뒤에 동시다발적으로 실행을 하는 컨셉의 대규모 행동이다. 이 때의 '대규모' 행동은 서로 다른 그룹들이 이곳 저곳에서 각자 행동을 펼치면서 전개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모델은 위험부담이 높은 행동의 경우나 공권력의 비교적 강력한 대응이 예상되는 경우 적합하다.

그 동안 다양한 운동에서 '동아리/대변인회의' 모델이 효과를 거둔 성공적인 사례들이 많긴 하지만 아직 더 계발되어야 할 부분도 많이 남아있다. 아직 이 모델을 경험해보지 못한 그룹들은 향후에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인원, 그룹이 참여하는 운동에서도 이 모델을 수행해보고 그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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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스펙

들어가며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ar Resisters' International)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인 5월 15일에 즈음하여 국제적인 활동들을 주관해왔다.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은 1982년 유럽 병역거부자의 날로부터 시작이 되었으며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이 공식적으로 기념되기 시작한 것은 1986년부터이다.

매년 5월 15일 즈음에 펼쳐지는 이 행사에 참여하는 세계 각지의 병역거부운동 활동가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다른 지역의 운동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자기 지역 운동으로 가지고 돌아간다. 2002년 행사 때부터는 비폭력 트레이닝과 비폭력 행동이 5월 15일 행사의 주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아왔다.

활동들

비폭력 행동을 위한 트레이닝이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 행사 기간 중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02년 벨기에에서 열린 5월 15일 행사에서였다. 그 당시에 계획된 행동은 5월 15일 당일에 나토(NATO)의 본부사무실을 봉쇄하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직접 행동의 목표는 행사 시작 이전에 이미 결정이 되어 있었고, 이 행동을 위한 준비는 5월 15일 행사 기간인 일주일 동안에 모두 이루어졌다. 이 때 모인 활동가들의 출신 지역은 벨기에,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마케도니아, 크로아티아, 터키 등이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출신 지역은 곧 서로 다른 경험과 언어를 의미했고 이로 인해 여러 어려움들이 존재했다. 한편, 참여자들은 직접행동을 위한 트레이닝과 준비과정 이외에도 5월 15일 행동에 맞추어 선언문을 작성하기도 하였다.

2003년 이스라엘에서 열린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 행사에는 일종의 공개 세미나 비스무레한 것이 추가되었다. 물론 여전히 비폭력 트레이닝과 직접행동을 위해 함께 준비하는 과정은 5월 15일 행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 때 진행된 비폭력 트레이닝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비폭력, 힘(권력), 권력 분석을 위한 비폭력 접근법(tool), 비폭력 운동 개발 등에 대해서 배웠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내용들은 5월 15일에 있을 행동을 위한 실습과정에서 적용이 되었다.

이스라엘에서 진행된 행사에서는 직접행동의 목표를 무엇으로 잡을지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행동의 초점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맞출 것인지 아니면 병역거부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아니면 이스라엘의 군사주의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하는 논쟁이었다. 결국에는 아래와 같은 여러 중심 이슈들을 동시에 설정하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다.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과 이에 맞추어 진행되는 국제적인 병역거부 운동을 알리는 것, 이스라엘의 일상적인 문화에서 군대가 지니는 상징성을 일깨우는 것, 군인을 적대적인 존재로 배타화하지 않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비폭력 행동들을 촉발할 수 있는 행동을 실행하는 것.

2004년에는 칠레에서 5월 15일 행사가 열렸다. 이 때의 행사에서는 스페인어가 주 언어로 사용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행사의 큰 틀은 그 전 해에 열린 행사의 틀과 대체로 비슷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부분의 참여자가 라틴 아메리카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행사의 분위기가 이전과 많이 달랐다. 2004년 행사가 남긴 교훈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행동을 함께 계획하고 트레이닝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2005년 5월 15일 행사는 그리스에서 열렸고 이에 따라 행사에서 다뤄지는 중심 테마 역시 유럽적 맥락으로 되돌아갔다. 물론 이번에도 비폭력 트레이닝과 공동으로 행동을 준비하는 과정은 전체 행사의 가장 주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2006년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 행사는 미국에서 진행이 되었다. 이 때는 직접행동을 준비하는 것보다는 세미나를 통해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에 행사의 초점이 좀 더 맞추어졌다. 이렇게 된 부분적인 배경에는 5월 15일 행동이 있을 같은 날에 이미 많은 다른 단체들의 행동들이 계획이 되어 있었고 따라서 병역거부자의 날에 초점을 맞춘 행동이 다른 행동들에 묻혀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2007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5월 15일 행사에는 반(反)군사주의 콘서트, 국제회의 등이 포함이 되었고, 콜롬비아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국제적인 연대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 그리고 메델린에서 5월 15일에 열릴 예정이던 행동을 함께 준비하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과제

해마다 열리는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 행사와 관련해서 몇 가지 제기되는 고민들이 있다. 재정마련과 관련한 내용은 이 핸드북의 주제와 벗어나는 부분이므로 여기서는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재정적 여력이 얼마나 있느냐 하는 것이 5월 15일 행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큰 부분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른 고민거리들은 다음과 같다.

의사 결정 : 매년 바뀌는 초점 지역과 초점 국가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조직 : 행사 준비과정에서 제기되는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사무실과 해당 지역 단체들 사이의 소통문제. 프로그램/트레이닝/행동: 이 활동들의 과정에서 해당 지역 단체와 해외 참여 활동가들의 서로 다른 관심과 욕구를 어떻게 잘 조율할 것인가?

이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스스로 적절한 판단을 내리긴 힘들 것이다. 대신에 나는 그 동안 이루어졌던 평가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의사결정

세계 병역거부 회의(International Conscientious Objection Meeting, ICOM)의 활동이 1990년대 말 소멸하면서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 행사 준비를 2001년부터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에서 맡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에 문제는 그 다음 해인 2002년 5월 15일 행사의 초점지역을 어디에 맞출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병역거부자 네트워크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초기에는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사무실 스텝들과 운영위원들이 5월 15일 행사 지역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2002년 이스라엘에서 5월 15일 행사가 끝난 뒤, 그 전 해 5월 15일 행사 참가자들이 다음 해의 초점 지역과 국가를 결정하는 의사결정과정에 이메일 리스트를 통해서 참여하는 방식의 제안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 안 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 다음으로 제안된 것은 1년에 한번씩 있는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평의회(WRI Council meeting)에서 다음 해의 5월 15일 행사 초점 지역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평의회에는 병역거부 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이 제안 역시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현재는 이 결정과정이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산하 '살상을 거부할 권리(Right to Refuse to Kill)' 팀 회의에 귀속이 되어있다.

분명한 것은 앞서 서술한 것과 같은 의사결정과정들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전쟁저항자인터내셔설 내부적으로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아직 진정으로 국제적인 수준의 병역거부운동 네트워크가 확립되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조직

5월 15일 행사와 같은 국제적인 행사를 준비하는 것은 늘 쉽지 않은 과제이다. 2002년의 경우에는 국제적인 참여를 조직하는 것과 관련한 대부분의 업무가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사무실로 집중이 되었고 행사 지역인 벨기에의 단체들은 주로 행사와 관련한 실무적인 부분들만을 담당하였다. 그 다음해에는 현지 단체에서 프로그램 준비 등과 같은 좀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하였다.

자주 제기되는 큰 문제 중의 하나는 바로 행사 준비에 에너지를 투여하는 과정에서 상호간의 온도차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5월 15일과 같은 행사는 행사를 위한 기금 마련 과정을 포함해서 최소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에 걸친 준비과정이 요구되는데, 종종 해당 지역의 그룹들은 행사 시작하기 단지 몇 주 전 혹은 한 두달 전이 되어서야 비로소 준비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더욱 근본적인 고민은 특정한 날에 맞추어 진행되는 이 연례 행사에서 '어떻게 하면 국제 참여자들의 욕구와 지역 단체들의 맥락을 잘 결합시켜서 이 행사가 단지 일주일 간의 해외여행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운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가'이다.

프로그램/트레이닝/행동동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주관으로 처음 열린 5월 15일 행사에서는 공식적인 프로그램은 거의 없었고 대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트레이닝과 행동을 위한 준비과정이 대부분이었다. 그 다음 해부터는 세미나가 기존의 비폭력 트레이닝에 덧붙여졌는데, 이는 5월 15일 행사를 주관하는 현지 단체들이 이 행사를 직접행동을 위한 트레이닝 뿐만 아니라 좀 더 '대중적인' 성격을 띌 수 있게끔 만들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되었다.

그 동안 5월 15일 행사에서는 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서로 다른 활동들 사이의 긴장관계가 존재해왔다. 서로의 운동 경험과 정보에 대해 공유하는 것, 대중 세미나, 행동을 위한 트레이닝과 준비. 세미나와 같은 대중을 위한 행사에 좀 더 초점을 맞출 경우에 해외 다른 지역의 사례들을 현지 대중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 일반 참여자들의 기대와 호기심은 충족될 수 있지만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있는 활동가들의 욕구는 충족되기 어려울 것이다.

하나의 행동을 만들기 위한 트레이닝과 준비과정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행동을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집단적으로 여러 활동을 해보는 것은 좋은 경험임에 틀림 없지만, 한편으론 다른 논의들을 위한 시간들을 빼앗기도 한다. 그래서 늘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되어 왔다. “지금 이 활동을 하는 것이 정말로 우리의 시간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일까?”

행동 그 자체도 여러 가지 고민거리를 안겨다 준다. 현지의 행사 주최 단체들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현지 활동가들과 해외 활동가들이 감수해야하는 위험은 무엇인가? 해당 지역의 맥락과 배경은 어떠한가? 서로의 의견을 듣고 특정한 형태의 행동이 초래할 잠재적인 문제들을 이해해 나가면서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는 데에는 아주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행동을 준비하는 데에 단지 며칠 정도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특히나 행동에 관한 논의를 위한 시간과 더불어 행동과 관련한 실무적인 것(배너처럼 필요한 물품 준비)들을 준비하는 데에 드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그다지 여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결론을 대신하여

지금까지 어떠한 행동이나 행사들도 완벽하게 이루어진 적은 없다. 위에서 언급한 고민들이 완전히 해결된 적은 한번도 없지만 그래도 참여자들과 주최자들은 늘 행사가 끝난 뒤에는 긍정적인 느낌들을 받아왔다.

개인적으로는 병역거부자의 날 행사에서 트레이닝 파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난 2년간 비폭력 트레이닝이 주요 아젠다가 되지 못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하긴 우리가 종종 너무나 많은 것들을 한정된 시간 안에 모두 시도하려고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것이야말로 서로의 정치적인 관점이나 운동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고 믿는 바이다.

트레이닝과 상호 경험 공유의 시간을 적절히 잘 조율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물론 우리가 다른 지역의 병역거부 운동에 대해서 좀 더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한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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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캠페인을 위한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안내서

목차

TIP: 만약 글에 대해 토론하고 싶다면 "Talk" 버튼에서 마우스 오른쪽을 클릭하여 "새 탭에서 링크 열기"를 선택하라.

- 소개

인도네시아 버전 안내서 머리말 이 안내서에 관하여,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비폭력이란 무엇이고 왜 비폭력을 사용해야 하는가 비폭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비폭력 트레이닝: 트레이너의 역할; 비폭력 트레이닝의 잠재적 주제들 당신과 당신의 그룹: 조직 강화하기; 차이점 탐구하기; 당신이 원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비폭력을 사용했던 사례들: 어디서 어떻게; 평화주의자들의 역할; 조직화 사례연구: 미국 시민권운동(Civil Rights Movement)에서의 비폭력 트레이닝 사례연구: 오트포(Otpor): 세르비아 민중의 힘

- 젠더와 비폭력

이 장에 대한 소개 젠더란 무엇인가 평화와 젠더 문제의 상관관계에 관한 사례: 뉴프로파일, 이스라엘

- 모임을 조직하고 진행하기 위해 할 일들 및 수단들

소개 함께 일하기 트레이닝 조직을 위한 체크리스트 트레이닝 진행을 위한 체크리스트

- 비폭력 캠페인들

무엇이 캠페인을 비폭력적으로 만드는가 비폭력 캠페인 기획하기 건설적인 프로그램 실행계획 비폭력 행동의 방식들 비폭력 행동의 단계들 언론의 역할 캠페인 사례연구 가이드

- 효과적인 비폭력 행동을 위한 준비

항의의 목소리를 전하기 비폭력 행동의 과정에서 유발되는 긴장과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유머와 비폭력 행동 집단활동 - 동질그룹, 의사결정과정 행동을 준비할 때의 체크리스트 행동 준비단계에서부터 행동 이후까지의 역할 분담 법률적 지원 수감자 지원 (스페인 그룹 'MOC'의 사례) 평가

- 비폭력 운동의 사례들

들어가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연대운동 씨브룩-바일-마르코샤임 핵발전소 반대 운동이 보여준 것 : 국제적 연대와 운동의 발전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국제행진 칠레 : 간디의 통찰력, 독재에 저항하는 칠레 민중의 힘이 되다 이스라엘 : '뉴프로파일(New Profile)'의 사례 - 다른 지역의 경험으로부터 배우기 터키: 비폭력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 아우구스토 보울의 '억압받는 자들의 극장' 적용사례 한국의 비폭력 운동 : 성과와 과제 콜롬비아 산 호세 드 아파르타도의 평화 마을이 주는 교훈 : 저항과 존엄 그리고 용기 폭탄에 때 묻히기 : 전 유럽적인 캠페인을 향하여 5월 15일 -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

- 비폭력 행동 준비를 위한 연습 사례

들어가기에 앞서 갈등 상황 역할 놀이 갈등선 게임 브레인스토밍 말하기대회 평화활동가를 위한 성인지적(gender-aware) 대화 10/10 게임 나무그리기 권력축 분석하기 우리 편 찾기 두려움 극복하기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 신뢰형성 게임 신속 의사결정 십자 모양 스펙트럼 역할극 공개 극장 차분한 내면상태, 방어, 가로막기를 위한 연습 스펙트럼 혹은 지표

- 우리들의 새로운 안내서 만들어 보기

- 용어 사전

- Resources

List of related resources 비폭력 행동과 관련한 더 많은 자료(출판본 버전)

- Links to WRI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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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로 돌아가기

http://www.communitybuilders.nsw.gov.au/getting_organised/message/media1.html http://www.octobertech.com/october/handbook.nsf/pages/Media http://www.unicef.org/righttoknow/index_mediacampaign.html http://www.bbc.co.uk/dna/actionnetwork/A4288908 http://www.ruckus.org/article.php?list=type&type=18

온라인 미디어 센터(운동을 알려낼 수 있는 곳):

http://www.jubileedebtcampaign.org.uk/media http://www.greenpeace.org/international/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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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자유를 위한 여성 연맹(Women's International League for Peace and Freedom)'. www.peacewomen.org. 이 웹사이트에는 여성들의 안보와 평화에 관한 자료들이 올라와 있다.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서 나온 자료들과 핸드북 그리고 트레이닝 자료들을 볼 수 있다. 다음의 사이트도 참조를 하자. http://www.peacewomen.org/resources/Organizing/organizingindex.html “지속가능한 포괄적 안보와 평화: 옹호와 행동을 위한 준비(The Inclusive Security Sustainable Peace: A Toolkit for Advocacy and Action)”. '국제 경고와 평화를 추구하는 여성들(International Alert and Women Waging Peace)'에서 제작한 자료. 다음의 주소에서 PDF 파일을 내려볼 수 있음. http:// www.womenbuildingpeace.org or http://www.womenwagingpeace.net “페미니스트를 위한 운동 가이드북(Advocacy Guide for Feminists)”, http://www.awid.org/eng/Issues-and-Analysis/Library/An-advocacy-guide-for-feminists , http://www.defendingwomen-defendingrights.org/pdf2007/book3Neo.pdf '평화와 정의를 위한 국제 여성 연대(International Women's Partnership for Peace and Justice)', http://www.womenforpeaceandjustice.org/ '여성 평화 만들기 프로그램(Women Peacemakers Program)', http://www.ifor.org/WPP/index.html '검은 옷을 입은 여성들(Women in Black)' 웹사이트, http://www.womeninbla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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